[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일본 공영 방송사 NHK의 정권 눈치보기가 노골적이다. 역사수정주의를 주장하는 아베 총리 정권 하의 공영 방송사 답게 이제는 드라마에서까지 역사를 수정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방영 중인 NHK대하사극 '꽃타오르다'(花燃ゆ)는 심각한 역사 왜곡으로 현지에서도 질타를 받고 있다.
메이지 유신을 배경으로 한 '꽃타오르다'는 현지에서도 큰 반향을 얻고 있는 인기 드라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아베 총리에게 아첨 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정점은 지난달 24일 방송된 제 21회 '결행의 날'편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날 '꽃타오르다'에서는 구사카 겐즈이 등 조슈 제후들의 무사가 외국 선박에게 포격을 가하는 모습이 담겼다.
극 중 인물들은 일본 해협에 등장한 배를 보고 "프랑스 배가 왔다"라고 말한다. 이에 일본 무사들은 대포를 발사하고 이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그런데 정작 해당 사건의 배경은 1863년 5월 10일 벌어진 '시모노세키 포격 사건'으로 일본군 무사들이 포격을 가한 배의 국적은 '프랑스'가 아닌 '미국'이다.
특히 '시모노세키 포격 사건'에서 일본은 미국의 '군함'이 아닌 '상선'을 포격 하면서 보복공격을 받게 되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4개국의 연합함대에게 함락 당한다.
드라마에 앞서 소설로 출간된 '꽃타오르다'에서도 이런 역사적 오류를 범하고 있을까? 아니다 원작에서는 '미국배'라고 명확히 기입돼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밝혔다.
그렇다면 왜 NHK 제작진은 이런 일이 벌어지게 했을까? 이와 관련해 현지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 일정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미 의회 안보 연설 등 민감한 사안이 예정된 가운데, 총리 눈치 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꽃타오르다'는 제작 단계 부터 아베 총리의 고향인 야마구치 현을 무대로 진행이 됐다. 특히 아베 총리가 평소 존경한다고 밝혀온 에도 막부 말기 지사인 요시다 쇼인은 '시모노세키 포격 사건'을 주도한 조슈 무사다.
물론 일개 드라마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신경 쓸리는 없겠지만 굳이 미국과 일본간의 전투를 민감한 시기에 방송할 필요가 없다는 NHK의 과도한 '아첨'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 = NHK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