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7.22 22:24 / 기사수정 2007.07.22 22:24
[엑스포츠뉴스 = 김명석 기자] 치바스, 멕시코 축구의 저력 보여주다
치바스 과달라하라는 당초 코파아메리카와 청소년월드컵으로 인해 많은 주전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되어 고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특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아 입국 당시에도 많은 주목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치바스는 그러한 무관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피스컵 기간 내내 멕시코 축구의 뜨거운 맛을 단단히 보여줬다. 치바스는 예선 3경기에서 2승 1패, 6득점 2실점의 빼어난 기록을 거뒀다. 비록 볼튼에 승점 1점차로 뒤져 아쉽게 결승진출은 무산됐지만, 그들은 치바스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소기의 목적은 이룬 셈.
치바스 5 : 0 라싱, 스페인 축구를 잠재우다
치바스 축구가 한국에 첫 선을 보인 날, 광양전용구장을 찾은 많은 팬들은 치바스의 시원한 골 퍼레이드를 만끽할 수 있었다. 전날 입국해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던 라싱은 치바스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치바스는 멕시코 특유의 조직력으로 라싱을 상대했다. 치바스의 짧고 빠른 패스는 라싱 선수들의 수비라인을 흩으러 놓기에 충분했고, 빠른 스피드를 통한 역습 역시도 날카로웠다. 결국 치바스는 전반에 두 골, 후반에 세 골을 몰아넣으며 피스컵 역사상 최다 점수차로 승리를 거뒀다. 멕시코 축구의 무서움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치바스 0 : 2 볼튼, 버거웠던 유럽의 ‘파워’
라싱전에서 보여줬던 치바스의 ‘돌풍’은 볼튼의 ‘힘’ 앞에서 아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치바스는 유럽의 힘을 조직력과 스피드로 제압하려 했다. 그러나 볼튼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경기 초반부터 치바스는 볼튼의 힘에 밀리며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치바스는 몸싸움에서 밀리자 조직력을 펼치는 데도 힘겨운 모습을 보이며 자주 위기상황을 맞았다. 빠른 역습을 통해 얻어냈던 기회 역시도 아쉽게 살리지 못했다. 결국 유럽축구 스타일을 제대로 살린 ‘힘’을 앞세운 볼튼에게 치바스는 0-2로 완패, 1차전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치바스 1 : 0 성남, 눈앞에서 놓친 결승행
마지막 3차전에서 맞붙었던 두 팀은 모두 결승행에 한 가닥 희망을 안고 있었다. 상대를 이기고, 볼튼의 패배를 바래야 하는 상황. 치바스나 성남이나 너무도 중요한 경기였다.
이미 광양에서 대승을 거둔 바 있었던 치바스였지만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며 K리그 챔피언의 체면을 구긴 성남의 공세는 만만치 않았다. 치바스는 경기 내내 성남의 매서운 공세를 막아내는데 급급해야 했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성남은 치바스의 골문을 연신 두드렸지만 좀처럼 열지 못했다.
그러나 치바스는 단 한 번의 역습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살려내며 승리를 일궈냈다. 세르히오 산타나가 터뜨린 결승골은 치바스의 승리를 견인했다. 그러나 볼튼이 라싱에 2-1로 승리하면서 치바스의 결승행은 눈앞에서 좌절되고 말았다. 선두 볼튼에 승점 단 1점이 모자라 결승행이 무산됐다.
치바스의 피스컵 ‘성공’
당초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져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이라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실제로 치바스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컵에서도 주전 선수들이 대거 결장한 가운데 아르헨티나, 브라질 클럽들과 대등한 실력을 선보이며 꾸준히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왔던 팀이었다. 당초 1진과 2진의 실력차이가 크다던 분석은 어긋난 것이다.
주장 레이노소는 “우리는 프로선수들이기 때문에 결코 대충 플레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우리는 우승하러 왔고, 치바스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비록 그들의 우승이라는 최대 목표는 아쉽게 실현되지 못했지만 약속대로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치바스라는 이름을 한국에 널리 알리는데 성공했다.
유럽 축구만 자주 접하던 한국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팀이 보여주는 조직력의 축구는 신선하게 다가왔고, 치바스는 멕시코 축구의 진수를 후회 없이 보여주고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치바스를 이끌어갈 젊은 피의 발견
오마르 브라보의 불참은 치바스의 공격력에 큰 타격이었다. 그러나 치바스는 피스컵 참가팀 중 가장 많은 6득점을 기록하며 그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특히 1987년생의 2골을 기록한 헤수스 파디야와 1골 1도움을 기록한 1989년생 훌리오 나바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새로 영입된 오마르 아레야노(1987년생)의 경우, 중앙과 우측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치바스의 공격을 훌륭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한 개의 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다음 시즌 치바스의 공격의 한 축으로서 활약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
멕시코 리그의 최다 우승팀이자 유럽의 챔피언스리그격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컵에서도 줄곧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왔던 치바스 과달라하라. 비록 그들의 목표였던 대회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피스컵은 많은 팬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킴과 동시에 앞으로 치바스를 이끌어나갈 젊은 피들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을 것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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