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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리포트]‘비운의 천재’, 다이슬러

기사입력 2007.01.20 03:36 / 기사수정 2007.01.20 03:36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임찬현] 지난 16일 ‘비운의 천재’ 세바스티안 다이슬러(독일.27)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의 두바이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만큼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은퇴발표였다.

EURO2000 지역예선을 통해 혜성처럼 나타나 위기의 독일을 구할 재목으로 독일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축구천재’였다. 그는 ‘조직력 축구’의 대명사인 독일에서 찾아 보기 힘든 뛰어난 발재간을 지닌 테크니션이었기 때문이다.

다이슬러는 자신의 장기인 발재간으로 동료 선수에게 가해지는 압박을 분산시킬 줄 알던 전술적인 선수였다. 이런 그의 능력을 눈여겨 본 뮌헨은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헤르타 베를린에게 100억이 넘는 이적료를 지불하며 영입하기도.

그러나 2001년 독일에서 가장 주목 받던 선수였던 다이슬러의 별명 ‘축구천재’에 ‘비운’이라는 글자가 들어가기 시작하며 그의 축구인생은 고난의 가시밭길로 변하기 시작했다.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인대가 파열돼 1년 가까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당연히 독일의 한일월드컵 준우승을 지켜 봐야만 했다.

그의 고난은 이제 시작이었다. 겨우 부상에 복귀해 뮌헨의 경기에 나선 그는 더 이상 ‘축구천재’가 아니었다. 부상 후유증으로 재기 발랄하던 그의 움직임은 무디기 짝이 없었고 떨어진 경기 감각은 상대편의 조롱의 대상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울증’까지 찾아온 그는 석달 동안 병원에 입원, 집중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은 다이슬러에게도 적용되는 말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다이슬러는 화려한 움직임으로 뮌헨의 측면을 맡아 승승장구했고 2005년 독일에서 열린 컨페드레이션스컵에서 화려한 부활을 알리며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렇지만 거기까지였다. 또 다시 찾아온 그의 무릎부상은 2004년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그가 유럽무대에 자신의 진가를 알릴 기회를 뺏어간 데 이어 2006 독일월드컵 출전 조차 막고 말았다. 2002년에 이어 또다시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입은 다섯 번째 무릎부상은 그에게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었다.

결국 “더 이상 내 무릎을 믿을 수 없다”며 은퇴를 발표한 다이슬러는 회네스 뮌헨 단장의 끝없는 믿음과 독일 국민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27세의 아쉬운 나이로 축구선수로서의 삶을 마감했다.

다이슬러는 분데스리가에서 135경기 18골을 기록했고, A매치 36경기 출장의 아쉬움만을 남긴 채 쓸쓸히 팬들의 기억 너머로 사라졌다. ‘비운의 천재’ 다이슬러의 모습은 이제 팬들의 뇌리에만 남은 셈이다. 

[사진=www.bundeslig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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