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12.28 10:38 / 기사수정 2006.12.28 10:38
이제 2006년 병술년(丙戌年)도 채 1주일이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함성으로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프로 축구도 올 시즌을 마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한 해 동안 그라운드 안팎에서 멋진 승부를 펼친 14개 구단도 이제 올해가 아닌, 새로운 내년을 위해 서서히 겨울철 동계훈련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는 새로운 2007년을 기대하면서, 올 한 해 K리그 연말 결산 및 K리그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을 되돌아보았습니다...[편집자주]
"여자라서 못 할 것이란 편견은 버리세요." - 여성 경호원 유정아씨
[글= 엑스포츠뉴스 UTD 기자단]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라운드 위 선수들에게 가있는 시간... 관중을 비롯, 경기장 곳곳을 향한 시선을 한 시도 떼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인 전문 경호팀 태성UP사의 여성 경호원 유정아씨(25)이다.
여자 경호원, 선택 아닌 필연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그녀. 고등학교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체대에 입학하였고, 대학 시절 경호 일을 하는 친구를 따라 아르바이트로 일을 했다가 이 일의 매력에 빠져 시작하게 되었다고. 그녀는 다시 태어나도 경호원을 또 할 것이라고 한다.
경호원 하면 대부분 대통령이나 유명연예인등을 보살피는 멋진 장면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특히 영화 ‘보디가드’의 케빈 코스트너가 던져준 이미지가 우리에게 경호원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경호원은 남을 보호하는 희생정신이 없이는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한다.
색안경 낀 사람들의 시선
다소 생소했던 여성경호원. 최근 몇 년 사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라지만 아직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 “여성경호원도 남성과 똑같은 훈련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따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남아있어 속상해요.” 사람들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경호원 하면 대부분 남자경호원을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여성경호원을 더 선호한다고... “남자들은 아무래도 좀 상막하잖아요. 힘으로 하는 일은 남자들이 우세지만, 언어적인 측면이나 섬세한 부분들은 여자들이 더 잘 할 수 있죠.” 그래서 경기 날 VIP관련 업무는 거의 여자들이 하고 있다고. 특히 경기장에 오는 여성이나 어린이들은 딱딱해 보이는 남성경호원보다는 언니, 누나로 여겨지는 여성경호원을 더욱 선호하는 것 아니겠냐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희노애락 (喜怒哀樂)
항상 웃으면서 즐겁게 일하려한다는 그녀. VIP쪽 업무를 주로 맡다보니 자주 오는 분들 중엔 자신에게 먼저 인사해 주고 항상 웃는 게 보기 좋다며 음료수를 주기도 한다고. “정말 힘들다가도 이런 말 한마디에 감사하고 내가 잘하고 있구나! 란 생각에 보람을 느껴요”
미소가 아름다운 예쁜 외모의 그녀. 아니나 다를까 연락처를 물으며 그녀에게 관심을 보인 남자들도 있었다는데. “솔직히 기분은 좋았지만 일하는 장소이고 제 일에 책임이 있으니 마음 쓰지 않았어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고. "원 근처다보니 술 취하신 분들이나 노숙자 분들이 가끔 오셔서 입장시켜달라고 하세요. 어떤 남자분이 나는 축구를 너무 사랑한다면서 막무가내로 들여보내 달라 그러셔서 직원 분과 얘기를 해서 VIP출입구 말고 다른 입구로 입장시켜 드리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자기는 무조건 VIP입구로 들어가야 한다! 밥을 못 먹었으니까 돈을 달라! 하셔서 정말 당황했었죠."
무슨 일이든지 어려운 일이 있기 마련. 통제에 잘 따라주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다는데. "편파판정이 있었던 날이나 양 팀 서포터즈 간 충돌이 있을 때에는 군중심리가 작용되어서 통제하는 데 너무 힘들어요. 가끔 심한 욕을 하는 분들 때문에 ' 내가 이런 말을 들어야하나'는 생각에 기분도 나쁘고.. 여러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누군가를 보호하고 지킨다는 것은 경호원이란 직업의 매력과 보람이에요."그녀에게서 이 일에 대한 책임감과 프로의식이 느껴졌다.
문학 이야기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특히 문학 경기장에서 일할 때 특히 즐겁다는 그녀.
경기 날 그녀의 일은 VIP게이트에서 경기장 내부 운영진, 선수들, 심판진, 기자, 초청된 VIP손님 등의 안내에서부터 보호까지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이 일을 처음 시작 했을 때는 경기가 정말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일에 책임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덤덤해졌어요." "경기 중 환호성이 들리면 ‘아~ 골이 터졌구나!' 하면서 인천 골이면 속으로 좋아해요. 정말 바쁠 때는 누가 이겼는지도 모르고 갈 때도 있어요." TV녹화중계가 있는 날은 집에서 경기를 챙겨본다고 한다. 이 일을 하며 인천 UTD를 응원하는 팬이 되었다. 아기치의 플레이를 좋아했던 그녀. 이적이 아쉽긴 하지만 후기리그엔 새로 들어온 바조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최근 축구장을 찾는 팬들이 줄어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는데.. "많이 와주셔서 경기를 즐겁게 즐기시고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선수들에게 박수쳐주시고 결과에 승복하셔서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글=UTD 기자 황금빛 goldbich@hanmail.net
사진=UTD기자 김지혜 hide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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