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2.14 09:39 / 기사수정 2006.02.14 09:39
프로농구 경기가 열리는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홈팀인 인천 전자랜드 선수들의 3점슛이 터지면 경기장에서는 어김없이 장내아나운서의 '뜨리뜨리뜨리! 뜨리 포인트'라는 우렁찬 목소리가 경기장을 울린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프로농구 원년부터 장내 아나운서를 맡고있는 함석훈씨. 함씨는 장내아나운서뿐만 아니라 탤런트로도 활동하고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1991년 KBS 탤런트 14기로 김호진, 이병헌등과 브라운관에 입문해서 아직까지 야인시대, 무인시대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으며, 지난해도 '부활'에 출연했다. 인천 전자랜드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의 분위기를 살리기위해 목청을 힘껏 높이고있는 함석훈씨를 11일 인천 전자랜드와 대구 오리온스의 경기가 끝난 뒤 만나봤다.
ㅡ 장내 아나운서가 된 계기가 있다면?
ㅡ 농구장에서 오래 있으셨던만큼 농구 선수들과도 친하실텐데?
▲ "아무래도 농구장에서 오래있다보니 많은 선수들과 압니다. 특히 문경은 선수와 친합니다. 문경은 선수가 SK 나이츠로 이적한 이후에도 계속 전화를 주고 받고있으며, 부천 홈경기가 없고 SK의 경기가 있을 경우에는 직접 경기장으로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SK 빅스에 있었던 조동현(KTF), 이은호(오리온스)선수 등과도 친하게 지냅니다. 다른팀 선수 중에는 연예인들과도 많은 친분이 있는 김승현(오리온스)선수와 친합니다."
ㅡ 본업이 연기자이신 관계로 두가지 일을 함께 하시는게 쉽지는 않을텐데?
▲ "아무래도 쉽지는 않죠. 농구장에도 대타가 없고, 촬영장에도 대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되도록 경기장과 가까운 거리의 드라마를 찾을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드라마와 장내 아나운서를 함께 하는게 너무 힘들어 겨울에는 되도록이면 드라마 스케줄을 잡지 않습니다.
예전에 야인시대를 찍을때는 SBS제작센터가 일산에, 촬영장이 부천에 있는 관계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녹화랑 경기가 겹치는 날이 많았는데 그 당시에는 인천 전자랜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김영철(탤런트)선배등이 많은 편의를 봐주었죠.(웃음)"
ㅡ 올시즌 전자랜드가 부진한데...?
▲ "아무래도 올시즌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내년에는 많이 좋아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FA시장에서 포인트가드를 영입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문경은과 조상현같은 슈터가 있더라도 슈터의 입맛에 없는 포인트가드가 없으면 소용이 없죠. 전자랜드의 샐러리캡이 여유있는만큼 좋은쪽으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ㅡ 장내아나운서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나래에서 장내아나운서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 당시 영화 '인정사정 볼것없다'를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촬영을 갔다가 늦는 바람에 하프타임이 되어서야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때문에 그 경기 후 장내아나운서로는 처음으로 30만원 벌금까지 물었습니다.(웃음) 그리고 전자랜드가 4강에 올라가는 고비에서 삼성과의 경기였는데 그 날 경기에서 지면 끝이었습니다.
경기종료 1분을 남기고 작전타임이 있어 그 때 코트로 가서 춤을 추며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그 후 다음 시즌 올스타전에서는 문경은, 화이트선수와 함께 셋이서 함께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웃음)"
ㅡ 실제 농구실력은 어떠신지?
▲ "제가 사회체육쪽에서 농구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프로선수들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선수들과 장난삼아 농구를 할때에는 그 선수들이 비록 100%실력으로 뛰지는 않지만 1:1을 할 정도의 실력은 갖고 있습니다.(웃음) 그리고 이러한 농구의 경험으로 다른 장내아나운서들과 달리 농구의 룰을 자세히 알고 경기를 진행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ㅡ 경기장에서 목소리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데 목소리를 관리하는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는지?
▲ "사실 제가 기관지가 않좋습니다. 담배도 많이 피고…. 그래도 연기를 하기위해 배웠던 발성연습이 많이 도움이 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기를 진행하며 소리를 계속 지르는 것이 아니라 지를 때와 안지를때를 분간해서 합니다. 맛있는 사탕도 계속 먹으면 맛이 없듯이 소리도 상황을 구별하지 않고 계속 지르면 팬들에게 반감만을 일으킬 뿐입니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 소리를 내고, 이 밖에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발성연습을 때때로 하고 있습니다."
ㅡ 장내아나운서를 하면서 힘든점이 있다면?
▲ "아무래도 스케줄이죠. 장내아나운서만 하면 괜찮은데 촬영까지 같이 해야하니까…. 그래도 저 때문에 방송국에도 농구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웃음) 방송국에 있는 분들은 제가 장내 아나운서를 돈을 많이 받기 때문에 드라마까지 포기하면서 하는것으로 아시는데 그건 아니고 드라마에는 없는 생방송같은 묘미도 있고, 재미도 있기 때문에 계속 장내 아나운서를 하고 있습니다."
ㅡ 장내아나운서들간의 모임이 있다고 하던데?
▲ "사실 올해 처음 생겼습니다. 그동안은 경기장에서 봐도 서로 모른채하고 껄그러워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장내 아나운서의 모임을 주도했죠. 앞으로 서로 잘해보자는 취지로 모임을 결성했습니다. 그리고 거인병을 앓고있는 김영희선수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모인 것도 한 이유입니다. 10개 구단 장내아나운서들끼리 자그마한 돈을 모아봤는데 아직까지 돈을 전달해 줄 방법을 찾지 못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3점슛, 득점에 따라 선행을 베푸는 것처럼 장내아나운서들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ㅡ 마지막으로 전자랜드, 프로농구 팬들에게 한마디…
▲ "우선 전자랜드팬들에게는 다음시즌을 기대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비록 패배의식에 젖어있지만 패배의식을 떨쳐버리고 내년에는 좋아질거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프로농구 팬들에게는 특정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어떤 플레이가 나올때마다 가볍게 박수를 쳐 줄수있는 센스를 발휘해 줬으면 합니다."
함석훈씨는 탤런트와 장내아나운서라는 두가지 일을 함께 하면서도 원년 장내아나운서 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경기장을 지키고 있다. 오프시즌일때는 경기장에서 쓰기위한 멘트를 만들기위해 고민한다는 함씨는 경기장에서 '유행어 제조기'로 불릴 정도로 경기장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감초다. 앞으로도 경기장에서 함석훈씨의 독특한 멘트와 우렁찬 목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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