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2년 전에는 내가 군복무 중이었다."
수원 삼성의 에이스 염기훈(32)은 지난 주말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마치고 가시아 레이솔을 향해 강한 선전포고를 했다. 염기훈은 그 말을 지켰다.
염기훈은 19일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가시와의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1골 1도움을 뽑아냈다.
다시 공격포인트를 쌓아나가고 있는 염기훈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문전으로 쇄도해 정대세의 땅볼 크로스를 몸을 날리며 밀어넣어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염기훈은 2013년 자신이 없을 때 수원이 가시와에 당한 대패를 대신 갚아주겠다는 듯 맹렬히 움직였다. 가벼운 몸놀림과 날이 선 왼발을 앞세워 염기훈은 시종일관 가시와를 괴롭혔다. 왼쪽 라인을 돌파하던 염기훈은 어느새 위치를 바꿔 공격을 이끄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염기훈 혼자서는 무리였다. 염기훈을 받쳐줄 카드가 힘을 쓰지 못했다. 그나마 콤비를 이루는 정대세가 2년 전 페널티킥을 놓쳤던 아픔을 절치부심한 끝에 1골 1도움으로 맞장구를 쳐줬지만 나머지가 부족했다.
기대를 모았던 서정진과 이상호, 백지훈 등 재기넘치는 자원들이 침묵한 것이 컸다. 이들은 사흘 전 리그 경기서 많이 뛰지 않았었기에 서정원 감독이 준비한 카드였지만 힘이 없었다.
여기에 집중력을 잃은 수비는 더 문제가 컸다. 2년 전 안방에서 가시와에 6골을 내주며 허물어졌던 수비가 다시 한 번 재연됐다. 최후방을 6명이 지키면서도 홀로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놓쳤고 위험지역에서 파울까지 범하면서 페널티킥을 내주는 허술함을 보였다.
수원은 염기훈이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통해 2-6 쇼크의 설욕을 다짐했다. 그러나 염기훈만 달랐을 뿐 개선된 부분은 없었다. 결국 수원은 2-3으로 패했고 8강 진출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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