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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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 키커만 보지 마라…프리킥의 심리전

기사입력 2015.05.19 11:11 / 기사수정 2015.05.19 13:53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프리킥은 경기 분위기를 한번에 바꿀 수 있는 무기다. 쉴 새 없이 볼이 움직이는 축구에서 유일하게 숨죽이고 지켜보는 긴장감이 있다. 
 
올해 K리그 클래식은 매 라운드 환상적인 프리킥이 그라운드를 수놓는다. 확실한 전담 키커에 의한 정확한 프리킥 골부터 팀에서 정해놓은 패턴에 따라 머리나 발로 해결하는 모습은 베스트 골에 들어도 손색이 없다.  
 
지난 주말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도 어김없이 프리킥 골이 터져나왔다. 물오른 왼발을 자랑하는 염기훈(수원)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망을 직접 뚫었고 전북 현대는 에닝요의 킥에 이은 이동국의 마무리로 승리 공식을 만들어냈다. 

양팀 모두 프리킥의 정석을 보여줬지만 살펴보면 다양한 노림수가 담겨있다. 직접 골대를 노린 것 같던 염기훈의 프리킥은 사실 짜인 하나의 패턴이었다. 염기훈은 "연습 때부터 가까운 골문을 향해 올리는 것을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운 좋게 상대 골키퍼 시야를 가려 들어갈 수 있었다"고 웃어보였다. 

한 차례 정석적인 세트피스로 골을 뽑아냈던 전북은 후반 레오나르도가 허를 찌르는 프리킥으로 환호성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5일 수원 삼성전처럼 조금만 각도가 생기면 직접 처리하는 것을 즐기는 레오나르도이기에 대전 시티즌 선수들은 모두 골문 쪽에 집중했다. 레오나르도도 손짓으로 문전으로 붙여줄 것을 암시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는 페널티박스 바깥에 있는 선수에게 연결했고 그대로 노마크 슈팅을 만들어냈다. 상대의 허를 확실하게 찌른 셈이다. 전담 키커를 둔 심리 싸움의 결과다.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는 유독 프리킥에서 이러한 모습이 자주 나온다. 단순하게 키커에게 직접 프리킥을 맡기는 모습은 잘 없다. 염기훈을 보유한 서정원 감독은 "하나의 전략으로는 어렵다. 우리는 염기훈이 있어 심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직접 때릴 수 있는 '염기훈 존'일수록 더 다양한 방법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올해 데드볼 상황에서 가장 위협적인 팀인 다름아닌 인천 유나이티드다. 다양한 프리킥 전술을 앞세워 벌써 3골을 넣으며 확실한 득점 루트로 자리를 잡았다. 김도훈 감독은 대놓고 "여러 가지 프리킥 옵션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고 이를 처리하는 이천수도 "선수생활을 오래했는데 올해만큼 프리킥 전술이 많았던 적은 처음"이라고 고개를 내저을 정도다.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를 보유했다고 무작정 직접 슈팅만 생각하면 기회만 날리는 셈이다. 전담 키커를 앞세운 심리전도 이제 필수가 되고 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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