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형민 기자] 오심 하나가 경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지를 잘 보여준 경기였다.
FC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1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순위 도약을 위해 온 힘을 다한 양 팀의 승부에 치명적인 오심이 나와 큰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초반은 다소 정체된 상황으로 진행됐다. 전남이 탄탄한 수비벽과 압박으로 서울의 공격을 제어했다. 중앙 미드필더지만 좌우에 선 김영욱과 이창민의 역할이 핵심이었다.
이들은 수비시에는 중앙으로 이동해 중원싸움을 벌이고 공격때는 빠르게 측면으로 올라와 팀의 볼 전개에 스피드를 실었다. 최근 경기들에서도 자주 보여줬던 이 전술에 대해 노상래 감독은 "중앙과 측면에서 동시에 사이드와 미드필더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두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 12분 전까지는 모든 일이 잘 풀려갔다. 서울은 전남 패널티박스 근처까지 접근하기가 어려웠고 전남으 스테보와 레안드리뉴 등을 앞세워 좋은 공격 찬스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12분만에 전남의 모든 계획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뜬금 없는 오심 때문이었다.
전반 12분에 서울에게 코너킥이 주어졌다.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차두리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에서 에벨톤이 머리로 골문을 향해 밀어넣으려고 했다.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김병지의 뒤로 떨어졌다.
순간 주심은 이를 두고 득점으로 인정했다. 전남의 노상래 감독과 선수들은 골로 인정한 주부심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심판진이 명백하게 잘못 본 득점이었다. 중계 하이라이트에서 육안으로 봐도 공은 골라인을 넘지 않았다. 김병지 골키퍼와 스테보 등 많은 선수들이 부심을 둘러싸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미 인정된 득점에 대해 주부심은 묵묵부답이었다.
오심 하나로 분위기는 변했다. 전남은 기존의 틀을 유지했지만 공격수들이 오심의 불운을 극복하려는 듯 전투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수비라인에는 뒷공간이 자주 생겼고 역습을 허용해 추가골을 허락하고 말았다. 전반 33분 김치우가 왼쪽에서 연결한 땅볼 크로스를 걷어내기 위해 고명진과 경합하던 수비수 김동철의 발에 맞고 골라인을 넘었다. 김병지가 뒤늦게 넘어져 공을 바깥으로 쳐냈지만 이번에는 이미 선을 넘은 뒤였다.
후반전에 승부수를 띄우려던 전남은 모든 구상에 수정을 가해야 했다. 어쩔 수 없이 교체카드를 일찌감치 빼들었다. "선발과 교체 역할 간에 차이가 있고 교체 때 좋은 효과를 가졌다"고 노 감독이 평가했던 안용우가 후반 44분에 레안드리뉴 대신 투입됐다. 2분 전에는 최효진이 나오고 이슬찬이 들어가 오른쪽 풀백도 변화가 생겼다.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득점이 간절했던 전남으로 인해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전남은 수시로 득점을 위해 슈팅을 날렸지만 모두 골문을 빗나가기만 했다. 후반 17분에는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빈 골문으로 날린 스테보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았다.
결국 전남의 오심의 아쉬움을 달랠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박주영의 홈 복귀골까지 나온 서울의 3-0 승리로 마무리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서울-전남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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