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패배에 묻혔지만 새얼굴들의 활약은 칭찬할만 했다. KIA 타이거즈 타선에 새 바람이 분다.
KIA에게 6일 창원 NC전 끝내기 패배는 두고두고 곱씹어도 화가 날 경기다. 마무리 투수 윤석민의 블론세이브도, 시원하게 달아나지 못한 타선도, 9회초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트레이드로 이적해온 선수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갔기 때문이다.
임준섭, 박성호, 이종환을 보내고 한화에서 데려온 유창식, 김광수, 오준혁, 노수광은 이날 오후 KIA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야말로 정신없는 오후였다. 대전에서 부랴부랴 창원행 길에 오른 네사람 중 야수 오준혁, 노수광은 곧바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오준혁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1군 출장 기록이 딱 한번 뿐이었고, 노수광은 지난해 한차례 출장 이후 처음이었다.
트레이드도 갑작스러웠는데 김기태 감독은 파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1군 경험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오준혁, 노수광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안겼다. 생애 가장 큰 기회이자 동시에 가장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유니폼도 아직 도착하지 않아 신종길의 바지와 험버, 홍건희의 상의를 입고 경기에 출전한 오준혁, 노수광은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매 타석 의지가 엿보였고, 결과로도 나타냈다.
각각 안타는 하나씩 때렸지만 영양가가 있었다. 노수광은 2회초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내며 KIA의 선취 득점을 견인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안타를 이적 첫 타석에서 터트렸다. 오준혁은 이어진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초구를 때려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다. 두사람 모두에게 값진 의미가 있는 안타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노수광은 3회 만루 찬스에서 박명환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나갔고, 8회말 3실점하며 NC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갈 무렵 오준혁이 때려낸 희생플라이로 KIA는 다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날 KIA 타선, 특히 중심 타선이 브렛 필을 제외하고 제 몫을 못해준 것을 생각하면 두사람의 존재감은 분명 활력소가 됐다.
KIA는 선발, 불펜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좌완 임준섭과 대타 카드 이종환, 우완 강속구 투수 박성호를 내주고 투수 2명 외에도 군 문제를 해결한 외야수 노수광, 오준혁을 선택했다. 이날 NC전에서 KIA의 라인업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최근 맹활약한 김호령, 이은총을 비롯해 낯선 이름들로 가득하다. 현재 팀 타선을 이끄는 것이 베테랑 아닌 '젊은피'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KIA는 6일 경기에서 패했지만 트레이드의 긍정 효과를 미리 맛봤다. 늘 조연이었던 두사람이 이날만큼은 주연이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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