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박세웅(20, 롯데)도 장성우(25, kt)도 아니었다.
kt는 지난 2일 장성우, 하준호, 최대성, 윤여운, 이창진를 롯데에서 받고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 안중열을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트레이드의 중심을 박세웅과 장성우로 봤다. 박세웅은 많은 야구 관계자들이 극찬한 '미래의 에이스'가 될 재목이었고, 장성우는 이전부터 많은 팀들이 군침을 흘리던 '대형 포수'의 자질을 갖춘 선수였다. 그러나 이 중 먼저 두각을 보여준 것은 박세웅도 장성우도 아니었다. 바로 외야수 하준호였다.
하준호는 2008년 롯데 2차 1순위로 지명된 선수로 경남고 시절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프로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했고 외야수로 전향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31경기에 출전해 2할3푼3리 1홈런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그는 올시즌 역시 트레이드 전까지 1할6푼7리 1홈런으로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트레이드 후 조범현 감독은 "발이 빠르고 수비도 되는 선수"라며 하준호의 활약을 기대했고, 이런 기대를 곧바로 선발 출전을 시키는 것으로 보여줬다.
이렇게 하준호는 kt로 이적한 다음날인 지난 3일 수원 NC전에 바로 우익수 겸 3번타자로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두번째 타석인 3회 상대 선발 이태양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내 이적 후 첫 안타를 기록했다. 비록 타점을 올리거나 득점으로 이어지는 안타는 아니었지만, 당시 전체적으로 침체돼있던 kt 타선에서 안타를 신고한 4명 중 한 명으로 기록돼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5일 대전 한화전에는 우익수 겸 7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로 기분좋은 출발을 한 하준호는 특유의 빠른 발을 이용한 두 번의 내야 안타를 비롯해 총 4개의 안타를 생산했고, 타점과 득점도 각각 신고했다. 1할대였던 타울도 2할5푼6리로 확 끌어올렸다.
하준호의 활약은 빈타로 허덕이는 kt로서는 그저 반갑다. 특히 우타자 일색인 타선에서 좌타자 하준호의 활약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와 같다.
그동안 트레이드 후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선수들이 크게 성장하는 경우를 심심하지 않게 볼 수 있다. LG에서 넥센으로 이적 후 한국프로야구 대표 타자로 발전한 박병호가 대표적인 예다. 박병호는 LG 시절에는 가능성은 있지만 좀처럼 기량을 만개시키지 못한 '만년 유망주'였다. 그러나 이적 후 자신의 재능을 꽃피웠고 3년 연속 홈런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리기까지 했다.
하준호 역시 잠재력만큼은 그 누구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아직 트레이드 후 2경기 밖에 지나지 않았고, 보완해야 될 점도 눈에 보였다. 그러나 2경기에서 보여준 하준호의 활약은 앞으로를 더욱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모습임에는 분명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하준호 ⓒkt w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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