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47) 감독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훈(45) 감독이 지도자로서 첫 대결을 펼친다. 공격수 출신의 두 감독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덕담과 농담을 나눴다.
인천과 포항은 2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8라운드에서 격돌한다. 경기 하루 전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는 과거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진을 책임지며, 왕년을 화려하게 수놓은 두 감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인천과 포항의 경기 외에도 자연스레 스트라이커와 관련한 질문도 많이 나왔다.
황 감독과 김 감독은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대형 공격수다. 먼저 황 감독은 A매치 103경기에 나서 50골을 잡아냈다. 1994 미국월드컵, 1998 프랑스월드컵, 2002 한일월드컵에서 활약했고, K리그에서는 통산 64경기에서 31골 16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1996년에는 포항 스틸러스 소속으로 18경기 13골 5도움을 수확하며 경기당 한 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김 감독도 굵직한 이력을 남겼다. 그는 K리그 통산 257경기에 나서 114골 41도움을 잡아냈다. 김 감독은 2000년대 초반 한국 축구를 이끈 간판 공격수 출신이다. 전북 현대, 성남 일화(현 성남FC) 등에서 뛰면서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2005년에는 K리그 통산 114골로 K리그 최고 골잡이로서 명성을 얻기도 했다. 1999년에는 한국이 브라질 대표팀을 처음으로 잡았는데, 결승골의 주인공은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누구보다 화려했던 선배에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처음 공격수 보직을 맡으며 황 감독을 본보기로 삼았고, 대표팀에서 활약할 때 함께 하고 싶었다"면서 "거대한 산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발전할 수 있었다. 연계 플레이가 좋은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에 황 감독도 후배를 추켜 세웠다. 그는 "득점력에서는 단연 훌륭한 스트라이커였다"고 평했다.
두 감독은 최고의 골 장면을 꼽았다. 황 감독은 1994년 동대문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전에서 김 감독의 절묘한 오버헤드킥을 회상하며 "생생히 남는다. 나는 그런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고 감탄했다.
옆에서 미소를 짓던 김 감독은 황 감독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일본전 득점 장면을 선정했다. 지난 1999년 4월 열린 한일전에서 황 감독은 멋진 시저스킥으로 2-1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 감독은 "사실 그때 트래핑이 잘못 됐었죠?"라고 했고, 황 감독은 "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당시 슬라이딩 하면서 함께 세리머니를 했는데, 황 감독은 정작 나를 기억하지 못하더라"고 환하게 웃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황선홍, 김도훈의 선수시절 ⓒ AFPBBNews=News1,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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