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아직 끝내기 승리의 여흥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또 다른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곰과 호랑이의 '단군매치'가 잠실벌에서 펼쳐진다.
23일 두산 베어스는 서울 목동에서, KIA 타이거즈는 광주에서 각각 역전 드라마를 썼다. 두산이 먼저였다. 전날도 넥센과 엎치락 뒷치락 타격전을 펼쳤던 두산은 3연전 마지막 날까지 끈질긴 뒷심을 발휘했다.
넥센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흔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1-0에서 1-2, 다시 4-2에서 4-5까지. 리드를 주고 받던 두산은 9회말에 승부를 걸었다.
선두타자 최주환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김재호가 손승락과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9번타자 김재호의 출루는 상위 타순과 연결됐다. 민병헌의 안타로 1사 1,3루. 정수빈이 신호탄을 터트리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김재호가 가볍게 홈을 밟으면서 스코어 5-5,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번타자 김현수가 볼 2개를 지켜보고, 한차례 파울로 커트한 뒤 목동구장의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남아있던 주자 민병헌까지 불러들이는 점수이자 손승락을 강판시키는 쐐기의 한 방이었다. 지난 18일 롯데를 상대로 9회말 대역전극을 일궜던 두산은 또다시 '미라클두'의 뒷심을 보여줬다. 외국인 타자 잭 루츠가 또다시 허리 통증으로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말소됐지만 두산의 타선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KIA도 마찬가지다. 연패를 거듭하며 험난한 2주일을 보낸 KIA는 주중 홈에서 롯데를 만났다. 하지만 첫날 '에이스' 양현종이 7이닝 역투를 펼쳐 역전승을 거둔 것과 달리 남은 이틀은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역전의 기미는 2차전에서부터 보였다. 최근 허약해진 롯데의 불펜진을 공략한 KIA는 9회말 1점차까지 추격했다. 비록 경기는 패배로 끝났지만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23일 경기 선발 스틴슨이 홈런 2방을 포함해 5실점하고 물러난 후 이번에도 KIA는 후반 공격을 노렸다. 6회말 2점을 만회하고 7회와 8회를 무득점으로 마쳤지만 9회말 승부가 갈렸다. 이홍구의 2루타로 시작해 신인 김호령의 단다, 강한울의 볼넷까지. '젊은피'들이 알토란 같은 무사 만루 찬스를 브렛 필에게 가져다줬다. 그리고 필은 보란듯이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확실히 기회를 잡은 KIA는 2사 만루 이홍구의 끝내기 사구로 3연전 '위닝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나란히 서울과 광주에서 '위닝 시리즈'로 주중 3연전을 마친 두산과 KIA는 24일부터 잠실에서 만난다. 올 시즌 첫 맞대결이다. 두산은 좌완 장원준을, KIA는 신인 문경찬을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선발 무게감은 장원준이 훨씬 앞선다. 물론 KIA도 불펜 총동원이 예상된다. 마무리 투수 윤석민도 2경기 휴식을 취했고, 김기태 감독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투수 투입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목동 권혁재 기자,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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