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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정진호 카드', 잠자던 두산 공격 깨웠다

기사입력 2015.04.23 10:00 / 기사수정 2015.04.23 11:04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48)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김태형 감독은 22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5차전 경기를 앞두고 정수빈(8)-최주환(5)-김현수(7)-홍성흔(D)-오재원(4)-루츠(3)-양의지(2)-정진호(9)-김재호(6) 순서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4경기 연속을 안타를 때려내면서 현재 3할8푼5리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민병헌이 제외됐다. 김태형 감독은 "(민병헌에게) 특별한 부상은 없다. 민병헌이 그동안 사이드암 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여서, 경기 후반 대타로 출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넥센은 선발 투수로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를 내세운 상태였다. 실제 민병헌은 지난해 3할4푼5리로 높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언더나 사이드암투수를 상대로는 1할6푼7리로 명확한 약점을 보였다. 올시즌 역시 언더투수와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민병헌이 담당했던 우익수 자리에는 정진호가 선발 출장했다. 올해로 프로 데뷔 5년 차를 맞이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했던 정진호. 그러나 정진호는 지난 9일 잠실 넥센전부터 이어오던 팀의 넥센전 19이닝 무득점을 깨면서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두산은 지난 9일 마야의 '노히트노런' 기록 활약에 힘입어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그러나 3회 이후 점수를 내지 못했고, 21일 넥센과의 시즌 4차전 경기에서는 12-0으로 영봉패를 당했다. 그리고 두산은 이날도 한현희의 호투에 막혀 5회까지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특히 이날 두산이 한현희 상대로 때려낸 3회 김재호가 때려낸 1개의 안타가 전부였다.

두산 타선의 침묵을 깨운 것은 정진호의 홈런 한 방. 정진호는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한현희의 139km 짜리 가운데 몰린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고, 담장을 넘겼다. 자신의 데뷔 첫 홈런이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두산은 거짓말같이 활발하게 공격에 나서면서 넥센 마운드를 붕괴시키기 시작했다. 정진호의 홈런이 터지자마자 김재호-정수빈-최주환-김현수가 연속 안타를 때려내 동점을 만들었고, 두산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총 5방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결국 정진호의 홈런 한 방으로 막혀있던 공격의 혈을 뚫은 두산은 9실점을 한 마운드의 부진을 극복하고, 결국 지난해 팀 홈런 1위 넥센과의 '화력 대결'에서 승리해 12-9로 이날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

정진호도 7회 중전안타와 8회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고, 모두 득점을 올려 힘을 보탰다. 김태형 감독의 '카드'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정진호는 4타석 3타수 2안타 3득점 1타점을 올렸다. 1할3푼이었던 타율도 1할8푼2리로 올렸다. 데뷔 이후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정진호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정진호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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