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전북 현대의 시즌 초반 행보는 '꾸역꾸역'으로 대변된다.
전북은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6승1무(승점 19점)의 성적으로 당당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수원 삼성과는 승점 5점 차이로 독주 체제를 굳힐 태세다.
좋은 흐름이지만,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생각보다 일찍 1위에 올랐다"면서 다소 운이 작용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결과에 비해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미다.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는 전북은 11경기에서 8승 3무를 거뒀다. 내면을 살펴보면 산둥 루넝(중국)전을 제외하고는 매 경기 살얼음판을 걸었다. 절대 1강으로 꼽히는 데다, 더블 스쿼드를 구축한 전북의 자화상을 고려하면 살짝 아쉬울 수도 있다.
가시와 레이솔(일본), 인천 유나이티드, 빈즈엉(베트남)과 비긴 전북은 패배나 다름 없는 무승부의 허무함을 느껴야 했다. 이는 전북이 받아들여야 하는 가혹한 숙명이다.
전북의 일정은 빡빡하다. 수문장 권순태가 "제주전이 끝나고 선수들이 체력 저하를 호소했다. 파이팅 넘치는 조성환마저 힘들어 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럼에도 착실히 승점을 쌓고 있다. 비길 경기를 이기며 순탄한 행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포항 스틸러스, 부산 아이파크, 제주 유나이티드전은 대표적인 사례다.
최 감독은 "사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쉽게 올라오지 않고 있다. 선수들 개개인은 능력이 있는데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되지 않아 본인들이 속상해 한다"며 "썩 만족스럽지 않은 내용에도 선수들이 정신력과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쟁취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강팀이라도 항상 시즌 내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상승 곡선이 있다면 하락세도 있다는 뜻이다. 중심을 잡고 재빨리 극복해 나가는 단결력은 장기 레이스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전북은 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비겨도 혹평을 받는 전북은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2연속 무승부는 없었다. 경기력이 본 궤도에 오르지 않아도, 어떻게 해서든 승리를 일궜다.
이는 순위 경쟁에서 이롭게 작용한다. 아무리 경기 내용이 좋아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의미가 퇴색되는 프로의 세계에서 기필코 승점 3점을 챙기는 전북의 행보는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최 감독은 전북의 조직력이 미흡하다고 했다. 아직 미완성인 셈이다. 1강으로 꼽히는 전북 선수단은 상대편에 더욱 성가신 존재가 되고 싶다. 견제를 뚫고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의 골칫거리가 되고 싶은 전북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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