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여왕의 꽃’에서 연기의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이가 있다. 자칫 진지하고 무겁게만 흘러가는 분위기에 등장해 활력소 노릇을 톡톡히 한다.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인철과 혜진(장영남)의 외동딸 서유라 역을 맡아 열연 중인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 고우리 얘기다. 어느덧 연기자 고우리라는 수식어도 어색하지 않게 됐다. 그만큼 적은 비중에도 톡톡 튀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2~3신밖에 안 나오는데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신스틸러라고. 말썽을 많이 부려서 효과를 보는 것 같아요. 한 두신 밖에 안 나오는데 항상 사고를 쳐서 이름이 많이 언급되고 있어요.”(웃음)
서유라는 모든 클럽을 평정하는 음주 가무의 여왕이다. 첫 신부터 스모키 화장에 마스카라가 번진 얼굴로 등장하는가 하면 클럽에서 EXID의 '위아래' 댄스를 추기도 했다. 화끈한 물쇼까지 펼치는 등 작정하고 제대로 망가졌다. 현역 걸그룹 멤버인 만큼 NG 하나 없이 수월하게 촬영을 끝마쳤다고 했다.
“첫 신에 공을 많이 들었어요. 임팩트가 있었으면 했거든요 화장도 직접 했고요. 만족스럽게 나와서 좋았어요. ‘위아래’ 출 때도 NG 날 게 없었어요. 그냥 춤추고 놀면 되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했어요. 재밌게 놀다 보니 NG 날 틈이 없었죠.”
이게 다가 아니다. 최근에는 플라잉 요가 과외를 받다 갑자기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푸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노래방 테이블 위에서 탬버린 들고 춤추는 있는 모습 등 앞으로도 보여줄 것이 많다.
“캐릭터가 재밌고 사랑스러워서 너무 재밌게 촬영하고 있어요. 좋은 캐릭터를 만나서 행운이에요. 오디션 때 제가 재밌어 보였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웃기다고 더 재밌게 써주신 것 같아요.”
서유라는 학업에는 관심이 없는 천방지축이지만 의외로 엄마 혜진의 말에는 찍소리 못하는 캐릭터다. 말썽부릴 때마다 엄마에게 맞고, 엄마의 야욕에 의한 정략결혼도 어쩔 수 없이 응한다.
“참 여린 것 같아요. 저 같았으면 더 엇나갔을 텐데 유라는 귀엽게 엇나가죠. 춤추고 노는 걸 좋아할 뿐 남자를 좋아하거나 못된 짓을 하진 않아요. 생각보다 착해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요. 실제라면 엄마와 대판 싸우거나 엇나갔을 것 같아요.”
서유라에 빙의된 듯 실감 나는 연기를 펼치고 있지만 실제 고우리는 정반대의 딸이란다.
“원래 저는 술도 잘 안 먹고 놀지도 않는 아이예요. 유라와 많이 다르죠. 개인적으로 믿음직하고 생활력이 강한 딸이 아닌가 싶어요. 오히려 엄마에게 잔소리를 하면 했지 말썽을 부리진 않아요. 엄마가 ‘여왕의 꽃’ 보면서 재밌어하시고 주위에 쟤가 내 딸이란 얘기를 많이 하신대요. 사고 치지 말고 행동 똑바로 하고 다니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연기의 재미에 푹 빠진 그는 아직은 미약하지만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다. ‘선녀가 필요해’(2012)를 시작으로 ‘빛나는 로맨스’(2013), ‘기분 좋은 날’(2014) 등에 출연하며 연기 분야에 조금씩 발을 넓혀왔다.
“기회가 된다면 해야죠. 저를 좋아해주고 찾아주신다면 어떤 캐릭터든 해보고 싶어요. 지금처럼 재밌는 캐릭터로 자리 잡는 것도 좋고 그데 아니면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외모가 차가운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무게감 있거나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그런 그에게 롤모델을 물었더니 망설임없이 배우 염정아를 꼽는다. 어렸을 때부터 염정아와 얼굴이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염정아 선배님처럼 저도 오랫동안 폭 넓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언젠가는 모녀 연기도 해보고 싶고..작품에서 뭐든 함께 하고 싶어요. 그렇게 되는 게 꿈이에요.”
레인보우 멤버와 배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는 고우리는 잘 되는 것보다 오랫동안 하고 싶은 일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눈빛에 즐거움이 가득하다. "계속 (가수와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인데 유지를 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라는 건 잘 알고 있어요. 큰 사고 없이 오래 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거예요."
이제 막 연기자로 꽃을 피우고 있는 ‘신인 배우’ 고우리의 바람은 뭘까. 생각보다 소박했다.
“욕심이 있다면 유쾌한 배우가 되는 거예요. 차태현 선배님의 이미지가 너무 좋고 부러워요.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배우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어요. ‘쟤 나온데?’ ‘그래서 어떻대?’라면서 궁금해 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더 재밌는 신이 많이 나오니 재밌게 봐주시길 바라요. 철이 없는 유라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고우리 ⓒ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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