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귀포, 조희찬 기자] "아버지가 정신을 놓을 때 쯤 옆에서 잡아주셨다."
김보경은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스카이오션코스(파72·6187야드)에서 2015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3개와 버디 2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고, 최종합계 9언더파로 2년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김보경은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궂은 날씨에 스스로 무너졌고, 지키는 플레이로 일관한 김보경이 우승을 가져갔다.
같은 장소에서 2년만의 우승이었다. 지난 2013년 6월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김보경은 "그때랑 상황이 비슷했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때처럼 잘되지 않았지만, 못해도 2등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10대 후반, 20대 초반이 독식하는 KLPGA 무대이기에 경기 전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나온 그였다. 김보경은 "처음부터 20위 내에 드는 것이 목표였다. 아버지도 오늘 경기에 나서기 전에 우승에 대해서 생각을 안했다"고 전했다.
우승한 가장 큰 이유로는 짧은 코스 길이를 꼽으며 "이번 대회 전장이 다른 경기보다 짧다. 장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보경은 승부처로 10번홀을 언급했다. 그는 "10번홀에서 어프로치를 한 후 약 2M의 파 퍼트가 남았었다. 그게 들어간 후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때부터 집중해서 경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대회 내내 캐디백을 메고 우승에 일조한 아버지 김정원씨를 언급했다. 아버지에게 공을 돌리며 "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수술을 하셔 사실 힘드실 거다. 그러나 아버지가 없었으면 우승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궂은 날씨 때문에 정신을 놓을 뻔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옆에서 잘 잡아주셨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 = 김보경 ⓒ 서귀포,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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