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울산, 김승현 기자] 울산 현대의 간판 공격수 김신욱(27)은 이동국(36, 전북 현대)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
지난 주말 K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공격수들이 힘차게 날아 올랐다. 먼저 이동국은 4일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4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에두의 결승골을 돕는 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는 한 골 싸움으로 흘러갔기 때문에, 이동국이 올린 크로스는 더욱 값졌다. 더불어 에두와의 공존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는 성과도 냈다.
이동국의 사자후에, 김신욱도 날아 올랐다. 김신욱은 광주FC전에서 득점 상황에 모두 관여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김신욱은 전반 15분 광주 수비수 정준연의 자책골을 유도한 뒤, 후반 9분 이명재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며 홈에서 올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광주는 세밀한 패스 플레이로 울산을 옥죄었지만, 김신욱의 결정력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양동현과의 공존 성공은 이번 경기가 남긴 수확물이다. 김신욱은 "득점 상황에는 양동현의 좋은 움직임이 있었다"면서 선배의 가려진 헌신을 치켜 세웠다. 하지만 동시 출격이 보장되는 법은 없다. 상황에 따라 수비에 무게를 두고 원톱 시스템을 가동하는 때도 있을 것이다. 이렇다면 김신욱은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양동현을 경쟁자로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김신욱은 "경쟁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누가 선발로 낙점을 받던 나머지 한 명은 팀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팀을 우선 위하고, 기회가 주어질 때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다. 김신욱이 울산의 성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다시 각오를 다잡게 된 것은, 동경했던 이동국의 인터뷰가 인상 깊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동국과 김신욱의 상황은 비슷하다. 부상을 털고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고, 각각 에두와 양동현이라는 강력한 경쟁자 또는 협력자를 곁에 두고 있다. 이동국은 최근 활약이 좋은 에두가 주로 선발로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최강희 감독님의 계획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경기는 많이 있고, 마지막에 우승하기 위해서는 희생을 해야한다"며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노장의 헌신에 김신욱도 대의를 위해 굳건히 희생할 자세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두 선수 모두 경기에 뛰면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득점포를 가동하고 싶은 욕심은 가득할 것이다.
희생을 강조한 이동국의 내려 놓기에 김신욱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 김신욱은 "이동국은 내 축구 인생의 이상형이다. 함께 경기하면 설레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존재다"라고 밝혔다. 전북과 울산의 화두는 투톱이다. 자연스레 비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김신욱은 자신이 후발 주자이며,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김신욱은 "울산보다 전북이 강하고, 나보다 이동국이 우위에 있다고 본다. 강팀과 강한 선수를 항상 쫓아간다는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최고라 여겼던 우상의 출중한 실력과 겸손한 자세에 한껏 다가가고 싶은 김신욱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김신욱, 이동국 ⓒ 울산,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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