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형민 기자] 차두리(35)의 마지막 웃음을 보려고 했던 동생들의 승리사냥이 결국 이재성의 발 끝에서 해결됐다.
축구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뉴질랜드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에 대한 선수들의 의지는 강했다. 존경하는 '형' 차두리의 은퇴경기를 패배로 끝낼 수는 없었다. 승리라는 좋은 선물을 안겨주는 것이 동생들의 목표였다.
이기기 위해서는 정애물들을 넘어야 했다. 3월 A매치 기간에 한국과의 경기 한번만 치르는 뉴질랜드에 비해 우즈베키스탄을 먼저 상대했던 한국이 체력적인 열세에 있었다. 또한 체격조건이 좋은 뉴질랜드의 강한 압박과 수비벽을 넘어야 득점이 가능해 보였다.
다소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들은 열정을 다했다. 반드시 '두리형'을 위해 승리하겠다는 일념이 그대로 보였다. 공격진은 골문 앞에서 슈팅을 위해 몸을 날리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수비라인은 끝까지 집중해 공을 걷어냈다.
수문장 김진현은 전반 3분 골대에 등을 부딪히면서 뜬 공을 끝까지 잡아냈고 전반 8분에도 페널티박스 오른쪽이 허물어지자 빠르게 달려들어 슈팅을 하지 못하도록 저지했다. 전반 21분에는 수비수 김주영이 공을 잠시 상대 선수에게 빼앗겼지만 곧바로 짧은 태클로 차단해 공을 재차 연결하기도 했다.
차두리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장식하기 위해 왔다고 한 손흥민은 절호의 득점 찬스를 놓쳐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전반 38분 한교원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차기 위해 나섰지만 노리고 오른발로 찬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고 말았다. 이어 전반 40분에 손흥민은 매서운 드리블로 공간을 만든 뒤 한교원의 크로스, 지동원의 헤딩슈팅으로 이어지는 침투패스를 넣었지만 이마저도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전에는 공격에 더욱 불이 붙었다. 구자철과 곽태휘를 넣은 대표팀은 공격 숫자를 늘리는 동시에 높이에도 힘을 실었다. 교체 투입된 구자철은 후반 8분만에 페널티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페널티킥을 실축해 더욱 분발한 손흥민 역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후반 17분에는 지동원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슈팅으로 그물을 흔들었지만 파울로 선언돼 무효가 됐다. 후반 24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좋은 찬스가 났지만 지동원과 동선이 겹친 박주호의 슈팅이 빗맞으면서 골문 오른편으로 나갔다.
경기 막바지에 한국은 이재성과 김보경 등까지 교체 투입해 물량 작전에 들어갔다. 결국 교체카드 이재성이 해결했다. 후반 41분 골키퍼에 막혀 나온 공을 재차 골문 안으로 밀어 넣어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이자 귀중한 차두리 은퇴무대 승리를 배달하는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이재성 득점 후 좋아하는 대표팀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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