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대인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맞대결이 펼쳐진 20일 서울 잠실구장.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지켜보던 KIA 김기태 감독(46)은 대뜸 "황대인이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황대인은 김기태 감독의 바로 오른켠에서 티배팅 훈련에 한창이었다.
어리둥절한 취재진이 "황대인을 두고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시는 거냐"고 묻자 김기태 감독은 잠깐 입을 열었다가 이내 닫았다. 그리고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묘한 미소를 짓고 대화를 다른 주제로 넘겼다.
충분히 고민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경기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신인 내야수 황대인은 '될성 부른 떡잎'이다. 코칭스태프로 "유연함과 파워는 타고났다"는 평을 듣고 있고, 습득력도 빠르다.
타격 자질도 있다. 황대인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19타수 8안타 2타점 타율 4할2푼1리를 기록 중이다. 팀내 7경기 이상 출전한 타자 중 가장 높은 타율이다. 장타력도 갖췄다. 황대인은 2루타 2개와 홈런 1개로 비록 시범경기지만, 개막전 엔트리 진입 가능성에 불을 켰다. 황대인도 "타격폼을 살짝 교정했더니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현재 타격 페이스에 만족감을 보였다.
문제는 수비력이다. 고교 시절부터 내야수로 뛰었던 황대인은 현재 3루와 2루 수비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수비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본인도 "수비력을 키우는데 신경쓰고 있다"며 풋워크, 포구 및 송구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꾸준히 훈련 중이다.
KIA의 3루는 주장 이범호가 버티고 있다. 결국 황대인이 '1군의 맛'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최대한 경기를 많이 나서야 하는데, '백업'으로 들어가야 하는 3루에서는 제대로 기회를 얻기 힘들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확실한 주인이 없는 2루다. 현재 김기태 감독은 최용규 등의 선수들을 시범경기 2루수로 내보내고 있는데, 황대인이 2루에서 자리를 잡아준다면 '윈-윈'이 된다. 물론 안치홍이 돌아오기전까지라는 전제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다르다는 냉정한 판단하에 황대인을 2군에서 개막을 맞게한 후 경험을 확실히 쌓아 먼 미래를 내다본 3루수로 키울 수도 있다. 길은 많지만 확실한 묘수는 없는 상황이다.
가능성이 엿보이는 '루키'를 앞에 둔 김기태 감독의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김종국 코치와 황대인(오른쪽)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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