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3.13 07:03 / 기사수정 2015.03.13 07:11
그런데 ‘킬미힐미’는 그런 우려를 말끔하게 날려버렸다.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웰메이드 작품으로 인정받게 됐다. ‘경성스캔들’, ‘해를 품은 달’을 집필한 진수완 작가의 필력과 ‘아일랜드’,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의 김진만 PD의 섬세한 연출력이 빛을 발했다.
12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킬미힐미’에서는 차도현(지성 분)과 오리진(황정음)이 커플링을 끼고 사랑을 확인하며 해피엔딩을 맞는 모습이 담겼다. 차도현의 인격 융합도 무사히 이뤄졌다.
‘킬미힐미’는 해리성 인격 장애를 앓는 재벌 3세와 정신과 의사가 빚어내는 힐링 로맨스를 그렸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여자와 다중인격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다. 여느 드라마에 등장하는 평범한 재벌가 이야기도 아니었다. “다양한 장르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했던 김진만PD의 말처럼 밝고 명랑한 로맨틱 코미디에 미스터리라는 양념을 곁들여 흥미로운 이야기가 완성됐다.
오리진이 인격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치유해주는 과정, 차도현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로맨스를 그려 진부한 로맨스물이 되는 것을 피했다. 다중인격은 소재일 뿐 결국 사랑에서 비롯된 '힐링'이 주된 내용이었다.
‘상처 치유의 가장 강력한 백신은 사랑’이라는 중심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숨겨진 가족사와 아픈 기억 등 주변 이야기들을 산만하지 않게 풀어갔다. 추리 소설을 읽듯 흥미진진한 전개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적재적소에 등장한 7개 인격이 한데 어우러져 흡인력을 발휘했다. 인격들의 연관 관계도 처음부터 계산된 덕에 뜬금 없거나 억지스럽지 않았다. 이는 섬세하고 짜임새 있는 연출력도 한몫했다.
사회적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아동학대에 경각심을 갖게 하는가 하면, 다중인격 장애와 관련한 편견을 완화하는데 일조했다.
호평을 받은 데에는 배우들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킬미, 힐미'는 앞서 캐스팅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성과 황정음이 확정됐는데, 어깨가 무거웠을 텐데도 캐릭터에 맞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완성도에 힘을 보탰다.
'비밀'(2013)에서 더할 나위 없는 호흡을 보여준 두 사람은 이번에도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지성이면 황정음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닐 정도로 착착 들어맞는 연기로 몰입을 높였다.
지성은 차도현부터 신세기, 요나, 나나, 요섭, 페리박 등 각양각색의 인격을 자연스럽게 오갔고, 황정음은 보통의 의사와는 다른 이미지의 통통 튀는 오리진 역을 제 옷을 입은 듯 연기하며 지성을 뒷받침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비중은 적어졌지만 오민석 역시 존재감 있는 악역을 선보였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킬미힐미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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