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문호를 개방한 포항 스틸러스가 다양한 색깔을 뽐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끈 포항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개막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확 달라졌다. 지난 2년간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기나긴 시즌을 이어가면서 쇄국축구라는 말까지 들었던 포항이 수원을 맞아 최전방에 라자르와 모리츠, 2명의 거구를 세워놓으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까지 국내 선수로 경기를 풀면서 포항은 아기자기한 면을 강조해왔다. 패스축구를 앞세워 작은 선수들의 민첩성과 재기를 바탕 삼아 스틸타카를 구축했다.
포항의 정교한 패싱축구는 K리그에 대표적인 공격 색깔로 부각됐다. 2013년에는 없는 살림에서도 더블 우승을 달성하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한가지 색깔로는 한계점에 많이 부딪혔다. 지난해엔 아쉽게 무관에 그쳤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놓쳤다.
외국인에 대해 굳게 닫혔던 문이 열렸고 세르비아 리그에서 결정력을 과시한 라자르를 임대영입했고 브라질 출신으로 발재간이 뛰어난 모리츠를 데려왔다.
황선홍 감독은 개막전부터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포항 축구를 대표하던 김승대와 고무열을 벤치에 앉히고 라자르와 모리츠를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전 황선홍 감독은 "두렵다고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며 선택에 대해 기대감과 불안함을 동시에 내비쳤다.
후반 27분 손준호가 확실한 방점을 찍으며 승리한 포항은 분명 외국인 선수를 통해 다른 색을 그려넣었다. 큰 기조는 스틸타카지만 조금 더 외국인 선수에게 맞춘 전략이었다. 좌우 측면에 발 빠른 심동운과 이광혁을 배치해 이전보다 조금 더 넓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K리그에 첫 선을 보인 라자르와 모리츠도 자신의 장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최전방에 선 라자르는 다부진 체격을 바탕으로 상대 압박을 견디는 수준급의 키핑 능력을 과시했다. 모리츠는 조금 더 역동적으로 움직였고 왼발을 바탕으로 전담키커의 면모를 과시했다.
후반에는 라자르를 불러들이고 김승대를 투입하면서 작년의 모습으로 돌아서는 변화의 폭도 과시했다. 김승대가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낸 포항은 자주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기존의 향기를 내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은 "리그가 40경기에 달한다. 쓸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하다는 것은 분명히 이점이다"며 "외국인 선수들이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줬으면 한다. 적응할 수 있도록 믿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모리츠(오른쪽) ⓒ 수원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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