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수원 삼성의 시즌 출발이 좋다. 역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홈 최다관중이 운집한 분위기를 역전승으로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수원은 지난 25일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G조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2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 수원은 우라와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오범석과 레오의 연속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서정원 감독의 노림수가 통했다. 스리백을 내세워 측면에 힘을 주는 우라와를 맞아 수원은 후반 상대의 체력이 떨어질 때를 노렸고 측면 공격 자원을 적극적으로 교체하면서 역전 드라마를 썼다.
확실한 결과를 손에 넣은 수원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아직 첫 경기라 부족했던 부분이 있지만 작은 공백만 채운다면 서정원 감독의 3년차를 기대할 만한 모습이었다. 미완성인 부분을 메울 수 있는 카드가 팀 내에 있다는 것이 희소식이다.
수원이 해결할 첫 과제는 결정력이다. 이날 원톱의 임무를 부여받은 정대세는 의욕적인 슈팅을 자주 시도했지만 확실하게 상대를 위협할 만한 모습은 아니었다. 서정원 감독도 "원톱으로 혼자서 팀을 잡아주면서 힘들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몸싸움은 좋았지만 공격적인 움직임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이 부분은 영입생 카이오로 풀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전북 현대에서 뛰며 13골 2도움을 올렸던 카이오는 국내무대 적응까지 마쳤기에 한동안 킬러가 없었던 수원의 고민을 한 번에 풀어줄 카드가 될 수 있다. 비록 이날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카이오는 경기를 집중해서 지켜보며 자신의 플레이를 그리는 모습이었다.
패스와 점유율을 강조하는 서정원 감독의 축구 핵심은 단연 중원이다. 지난 시즌까지 윤활유를 바른 듯 볼 전개를 이끌었던 이는 김두현이다. 그러나 김두현은 올해 팀을 떠났고 그 역할은 권창훈에게 이어졌다. 잠재력이 풍부한 권창훈이 김두현의 대체자로 나선 것은 큰 의문이 아니다. 다만 현재 수원의 무게감을 견딜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고 우라와전은 발전 가능성을 본 것에 큰 의의를 둘 수 있었다.
분명 잘한 점보다 부족한 것이 더 많이 보였던 권창훈이다. 무리하게 볼을 연결하려다 패스 미스가 잦았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수비수가 몰려있는 쪽으로 드리블을 치다 뺏기며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래도 권창훈은 활동량과 투지로 김두현에게 부족했던 수비력을 과시했고 기대를 걸만한 재목임을 입증했다.
승리 뒤에 가장 불안했던 수비에서는 베테랑 양상민의 역할이 필수다. 올 시즌 풀백에서 센터백으로 보직을 변경한 양상민은 수원 수비의 핵심이다. 경찰청에서 잠시 중앙 수비수로 뛰었던 점을 바탕으로 센터백으로 나선 양상민은 아직 풀백의 옷을 벗지 못했다. 풀백 특유의 도전적인 수비가 나왔고 안정적이어야 할 공격 빌드업에서도 무리한 롱패스와 슈팅을 시도하려다 차단되는 것이 종종 있었다.
그래도 양상민에 거는 기대는 크다.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조성진과 연제민, 민상기 등을 이끌어줘야 한다. 더불어 전지훈련서 두각을 나타낸 세트피스 공격 가담 능력도 수원에 꼭 필요한 부분인 만큼 양상민이 하루빨리 센터백의 움직임을 몸에 익혀야 한다.
최전방 공격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센터백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전술의 큰 기둥이다. 종으로 길게 내려오는 기둥이 단단해야 팀의 밸런스가 맞고 원하는 플레이가 그려진다. 지금 수원에 부족한 부분이 종의 기둥이고 이는 카이오와 권창훈, 양상민의 활약에 달려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수원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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