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서울과 광저우, 2년 전과는 다르다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2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서로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FC서울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가 변화된 모습으로 새로운 내용의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5일(한국시간) 중국 텐허스타디움에서 광저우와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벌인다.

2013년 이 대회 결승전에서 만났던 두 팀은 오랜만에 한 그라운드 위에서 서로를 맞대고 선다. 서울은 설욕을 벼른다. 당시 경기에서 1,2차전 모두 무승부를 거뒀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밀려 아쉽게 광저우에게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2년 만에 성사된 맞대결을 당시 결승전의 구도와 똑같이 예상한다면 오판이다. 서울과 광저우 모두 선수단의 면면이 많이 변한 만큼 다른 양상의 경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보인다. 쉽게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먼저 원정을 온 서울은 2013년 경기와 달리 공격수들이 새 얼굴들로 채워졌다. 당시 데얀과 에스쿠데로가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새로운 에이스로 성장한 윤일록을 비롯해 에벨톤, 정조국 등이 가장 높은 전선에서 광저우의 골문을 겨냥한다.

지난 하노이 T&T FC와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서도 예열을 마쳤다. 7골을 몰아치는 과정 속에서 희망들을 엿봤다. 정조국이 807일 만에 서울 유니폼을 입고 골맛을 봤고 윤일록 역시 올 시즌 서울의 첫 골을 책임졌다.

이적생 이석현의 가세도 서울이 내세울 만한 변화다. 이석현은 하노이전에서 감각적인 패싱력으로 데뷔전을 잘 치렀다. 후반전에 들어오자마자 발뒷꿈치 패스로 정조국의 골을 도왔고 이어 자신이 직접 골망을 갈랐다. 중앙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데 윤활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석현의 발 끝은 광저우의 단단한 수비벽을 허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만큼이나 광저우도 많이 바뀌었다. 일단 사령탑이 마르셀로 리피에서 파비오 칸나바로 교체됐다. 일반적으로 감독이 바뀌면 팀의 색깔도 달라질 수 있다는 통념을 감안하면 이번 경기에서 광저우가 지난해와는 달라진 성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겠지만 수비 등에 세부적인 플레이에 대해서는 칸나바로가 리피와 다른 성향을 보일 수도 있다.

감독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은 영향으로 조직력이 완전치 않은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로 광저우는 지난 15일에 있었던 중국 슈퍼컵에서 산둥 루넝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주면서 시즌 개막전을 불안하게 출발하기도 했다.

새롭게 영입된 히카르두 굴라트와 알란 등이 얼마나 아시아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 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특히 알란은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득점 1위(8골)에 올랐을 정도로 탁월한 골결정력을 자랑한다. 광저우의 왼쪽 공격을 맡을 것으로 보여 왼쪽 풀백 차두리와 이웅희, 김진규 등 중앙 수비수들이 어떻게 봉쇄하느냐도 매우 중요해 보인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광저우를 맞아 어떻게 첫 단추를 꿰느냐는 서울에게 중요하다. 이번 경기에서 승점을 따서 온다면 앞으로 16강 진출을 도모하는 데 더욱 유리해질 수 있다. 최용수 감독은 광저우에 대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현재 전력 상 쉽게 이길 수 없는 상대다. 놀라운 투자에 이은 화려한 선수 구성, 그리고 원정경기라는 측면은 불리하게 작용한다"면서 "하지만 공은 둥글다. K리그 대표의 자부심을 걸고 맞붙겠다"고 말했다. 서로가 달라진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양 팀 경기의 공은 더욱 둥글어 보인다. 누가 승점 3을 챙겨갈 지 많은 이목이 집중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서울-광저우 2013년도 경기장면, 광저우에 영입된 알란 ⓒ 서울 구단 제공, 광저우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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