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스포츠 아나운서 박지영(28)은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2012년 KBSN에 입사해 '바스켓 W'와 '라리가 쇼', '아이 러브 베이스볼' 등 대표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박지영은 2월말 정든 자리를 떠난다.
박지영은 최근 서울 방배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퇴사 이유를 꼬집어 말할 순 없다. 인생을 길게 봤을 때 원하는 것을 하고 싶었고, 기회를 잡고 싶었다. 오랜 시간 숙고하며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2년이라는 시간은 짧고도 강렬했다. 그만큼 박지영은 매사에 애착을 갖고 임했다. 출발 지점에서 모든 것이 낯설지만, 역시 사람은 적응하면 탄력을 받는 법이다. 박지영 또한 심신이 힘들었지만, 시간이 흘러 축적된 경험은 자산이 되어 돌아왔고, 제법 능숙하게 현장을 누빌 수 있었다.
그녀가 직접 체험한 스포츠의 매력은 결과를 단정 지을 수 없는 예측 불가성이다. 방송을 함께 진행하는 관계자들과 프리뷰를 하면 객관적인 전력이 우세한 팀을 꼽고, 잘 하는 선수들을 주로 인터뷰하는데, 의외로 치고 나오는 선수들을 발견할 때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낀다.
야구, 축구 등 여러 스포츠의 다양한 매력에 흠뻑 빠진 박지영은 무엇보다 여자 농구에 애착이 있다. 본래 농구를 좋아하는 그녀는 2시즌간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김계령(삼성생명), 김단비(신한은행), 신지현(하나외환), 홍아란, 강아정(이상 KB국민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또 우리은행의 수장인 위성우 감독과도 친하다. 박지영은 "내가 현장에 갈 때마다 우리은행이 자주 이겼다. '오실 때마다 이긴다'는 말이 정말 반갑다. 평소에는 다정다감하지만, 경기 중에 목이 쉴 정도의 열정있는 모습이 매력적이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흘린 땀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지영에게는 아직 가시지 않은 운치가 있었다. 그동안 여자 프로농구와 쌓았던 추억을 돌이켜 본 그녀는 "사실 퇴사하는데 열정적인 선수들을 뒤로 하고 떠나는 것이 가장 걸렸다. 놓기가 힘든 것이 여자 프로농구다. 정이 많이 들었고 그녀들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은 사명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애틋함이 한꺼번에 몰려온듯, 어느새 박지영의 눈가가 촉촉해 졌다.
박지영은 현재 다양한 업계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가장 친숙한 스포츠부터 착실히 이력을 쌓아가고 싶단다. 더 나아가 다방면에 발을 담그며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설 연휴에 차근차근 자신을 돌아볼 박지영은 "스포츠 현장을 떠나지만,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해 주셨으며 한다"고 당부했다. 또 "사랑하는 분들과 뜻깊은 설을 보내시고, 행복이 가득하셨으면 한다"며 새해 인사를 잊지 않았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박지영 아나운서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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