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한 편의 인간극장과도 같았던 볼튼 원더러스와의 동행을 이청용(27)이 끝낸다.
이청용은 3일(한국시간) 크리스탈팰리스로 이적했다. 이적시장 마감일이었던 이날 크리스탈팰리스와 볼튼 원더러스, 이청용측은 이적에 최종적으로 사인을 하면서 변화는 이뤄졌다.
이로써 이청용은 6년 동안 입었던 볼튼의 하얀 유니폼을 벗게 됐다. 참 롤러코스터 같았던 이 기간동안 이청용은 웃음도 눈물도 많았다. 사실 크리스탈팰리스로 간다는 소식보다 볼튼을 떠난다는 소식이 더 크게 느껴질 만하다는 점도 이때문이다.
이청용이 처음 볼튼에 온 것은 지난 2009년이었다. K리그 FC서울과 축구대표팀에서 맹활약했던 이청용을 볼튼은 강등권을 벗어날 묘수로 영입했다. 당시 게리 맥슨 감독이 이끌던 볼튼은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했다. 높게 띄워주고 최전방의 케빈 데이비스의 헤딩에 의해 득점찬스를 만드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청용이 들어가면서 이러한 경기내용은 바뀌기 시작했다. 센스 있는 패스와 드리블, 정확한 크로스를 겸비했던 이청용은 볼튼 축구에 창의력을 입히면서 프리미어리그 안과 밖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데뷔시즌에만 40경기를 뛰며 5골 8도움을 기록해 영국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는 오언 코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이청용의 활약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패스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하던 코일 감독은 이청용에 대한 믿음을 보이면서 팀의 핵심 선수로 활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볼튼은 2010-2011시즌에 10위권에 잠시 진입하는 등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기도 했다.
2011-2012시즌에는 이청용에게도 볼튼에게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다. 시즌을 앞두고 2011년 7월에 이청용은 프리시즌 중에 열린 친선경기에서 다리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했고 이청용 등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한 볼튼은 결국 다음 시즌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다.
2부리그로 내려갔지만 이청용은 이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부상을 당한 기간동은 자신을 보살펴주고 기다려준 볼튼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 이후 3년동안 볼튼에서 계속 뛰면서 팀의 승격 도전에 힘을 보태왔다. 그 중에서는 더기 프리드먼 감독으로 바뀐 뒤 주전경쟁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야 했고 공격형 미드필더 등으로 포지션의 변화도 일어났다.
지난 10월부터는 셀틱을 이끌었던 닐 레넌 감독과 인연을 맺은 이청용은 감독의 신임을 얻으면서 경기에 출전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동시에 경기감각도 찾았다.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십 26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는 등 계속해서 진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서히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해지던 상황에서 이청용 주위로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1월 겨울이적시장동안 크리스탈팰리스를 비롯해 스토크시티 등이 차기 행선지로 물망에 올랐다. 결국 이청용은 크리스탈팰리스로의 이적을 선택하면서 볼튼과 이별하게 됐다. 볼튼은 떠나는 이청용에게 고맙다는 말로 작별인사를 건넸다. 구단 공식 홈페이지는 “이청용이 그가 구단에 있는 동안 보여준 헌신에 대해 감사한다. 이청용의 새로운 미래에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볼튼과의 6년 간의 시간은 앞으로도 이청용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볼튼 데뷔 초기 이청용 ⓒ 볼튼 원더러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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