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가리는 호주아시안컵이 개최국 호주의 우승으로 끝났다. 우승팀의 후광이어선지 최우수선수와 최우수 골키퍼, 페어플레이까지 개인상은 모두 호주의 몫이었다.
아쉽게도 한국은 조연이었다.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탈환하려는 목표는 아쉽게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슈틸리케호의 투혼은 대단했고 우승 못지않은 준우승의 감동을 선사했다. 선수 전원이 하나가 돼 그라운드를 누비는 가장 보고 싶던 '원팀'의 모습이었다.
그토록 찾던 대표팀 리더 기성용
대회 전만 해도 기성용의 왼팔에 찬 주장 완장이 이토록 잘 어울릴지 알지 못했다. 단순히 주장이어서 존재감이 커진 것이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기성용의 기량은 탈아시아급이 확실했다. 6경기 동안 408개의 엄청난 패스를 시도한 기성용의 성공률은 무려 93.1%에 달한다. 패스의 방향도 전진이 26.5%에 달해 18.1%에 불과한 백패스보다 많았다. 위험부담이 있는 롱패스의 성공도 84.9%로 패스마스터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활약이었다.
한국의 아시안컵 100호골 주인공 손흥민
대회 내내 부침을 가장 많이 겪은 이는 손흥민이다.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부터 대회를 빛낼 선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손흥민은 첫 경기 이후 감기 몸살에 시달리며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몸에 힘이 들어갔고 레버쿠젠에서 보여주던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부담을 이겨낼 만큼 성장해 있었다. 우즈베키스탄과 8강에서 만들어낸 멀티골과 패색이 짙던 결승에서 터뜨린 극적인 동점골은 손흥민의 가치를 잘 말해준다. 슈팅의 정확도가 유독 빛났다. 13번의 슈팅 중 8번을 유효슈팅으로 만들었고 그 중 세 차례 골망을 흔들었다.
뛰고 또 뛰었다 고마운 차두리
35세의 노장의 질주는 아시아를 놀라게 했다. 모두 지쳐 발이 떨어지지 않을 때도 차두리는 지치지 않는 체력과 투혼을 발휘해 오른쪽 측면을 화끈하게 흔들었다. 팀이 중요한 무대로 올라갈수록 차두리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고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이유였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차두리의 마지막 기록은 눈부시다. 5경기 동안 421분을 소화했고 2개의 도움을 올렸다. 태클 성공률은 83.3%에 달했고 16번의 걷어내기와 10번의 가로채기, 공중볼 장악 능력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회춘한 모습이었다.
525분 무실점 거미손 김진현
대표팀의 골문을 책임질 확실한 골키퍼를 찾았다. 그동안 대표팀 주변에서 머물던 김진현이 이번 대회를 통해 넘버원으로 올라섰다. 전력 열세로 평가받던 대표팀이 결승까지 승승장구할 수 있던 이유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김진현의 존재가 컸다. 결승 전반 종료 직전까지 김진현을 뚫은 슈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비록 결승전에서 2골을 내줬지만 김진현의 활약을 깎아내리는 이는 없다. 6경기 동안 15개의 세이브, 선방률은 88.2%였다.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한 김진수
이영표를 떠나보냈던 대회에서 확실한 대체자를 찾았다.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전경기 풀타임을 뛰며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작은 체구에도 악바리 같은 근성을 보여준 김진수는 공격과 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인상을 남긴 오버래핑과 택배 크로스는 한국 공격의 주된 전술이 됐다. 대회 내내 유일하게 뚫린 것 같았던 결승전 연장의 장면이 하필 우승과 준우승을 갈랐지만 김진수를 탓할 수는 없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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