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슬픔을 이겨낸 투혼이었다.
김정은이 나선 부천 하나외환은 2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시즌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홈경기에서 68-58로 청주 KB스타즈를 꺾었다.
팀이 연패에서 벗어났지만, 김정은의 얼굴은 어둡기만 했다. 김정은은 경기 전날 불의의 사고로 친척 동생을 잃었다. 오래 같이 생활했던 소중한 사람이었다. 김정은은 장례식을 치르고 곧바로 경기장에 도착했다.
박종천 감독도 전날 하루종일 눈물을 보인 김정은이 우려돼 선발 명단에서 그를 제외했다. 경기가 치열한 양상으로 흘러가자 어쩔 수 없이 김정은을 경기 중간 투입됐고, 33분18초 동안 16득점 9리바운드를 올리며 활약했다.
경기 후 김정은은 "이겨서 다행이다. 그동안 관리를 못해서 진 경기가 많아서 의기소침했었고, 팀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았었는데 오늘 경기로 분위기를 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개인사정에 대한 질문을 하자 이내 고개를 떨궜다. "장례식장에서 오는 길이 많이 힘들었다. 최근 사랑하는 사람을 두 명이나 잃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시즌 전에 조모가 돌아가셨다. 김정은은 연달아 안좋은 일이 생기면서 슬픔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간신히 "동생이 기회를 줘서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입을 열었지만, 김정은은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취재진들도 더이상의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고개를 떨군 김정은의 슬픔을 바라보고 있어야만 했다. 숙연한 분위기가 지속되다가 인터뷰를 종료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은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김정은은 그 슬픔을 이겨내고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됐다. KB의 7연승을 저지했지만, 김정은에게는 그 사실보다 오늘의 승리가 더 가치있는 이유가 있었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김정은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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