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지만 축구에서는 확실한 공격루트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에는 도저히 공격을 이끌어갈 카드가 하나밖에 보이지 않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이 호주아시안컵에서 시원한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은 22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대회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손흥민의 멀티골로 2-0으로 승리했다.
기대와 다른 움직임이었다. 호주전을 통해 팀 분위기가 오를 것으로 보였던 대표팀이지만 정작 경기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수비는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 허둥대다 실점 위기를 맞았고 기성용 한 명에게 의존하는 중원은 우즈베키스탄의 압박에 힘겨워했다. 적은 찬스를 골로 연결해야 할 공격진도 조용하긴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이유는 기성용에게 크게 의지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탈아시아급의 경기 조율 능력과 패스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기성용이지만 혼자 드리블과 패스, 침투를 다 하기에는 몸이 하나로는 부족했다.
기성용과 함께 경기를 풀어줄 카드가 너무 없었다. 기성용과 함께 상대 수비를 흔들어줄 카드인 남태희는 조용했고 손흥민은 간간이 시도한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이근호는 많이 뛰었지만 상대 수비를 효과적으로 헤집지 못했다.
기성용의 볼을 직접 받아주고 수비를 흔들어주던 이청용의 존재가 그리워진 경기였다. 최근 들어 소속팀에서 포지션이 바뀌면서 중앙에서도 민첩한 전술 운영을 보여주던 이청용이었기에 오만전 부상 공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나마 그동안 조용하던 손흥민이 연장전을 통해 득점에 대한 부담을 털고 확실한 감을 찾은 것이 고무적이다. 더불어 후반 공수 해법으로 투입되는 차두리의 존재는 기성용 어깨 위에 놓은 부담을 4강부터 덜 수 있는 방안임을 확인했다. 어렵사리 4강에 합류한 대표팀은 이제 남은 시간 더욱 세밀하고 확실한 세부 전술을 만들고 가다듬어야 한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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