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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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이민호·김래원 두 남자가 만든 지독한 씁쓸함 '강남1970'

기사입력 2015.01.14 11:54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한류스타 이민호와 김래원이 만났다.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는 두 사람의 만남인 '강남1970'은 과거 정우성과 이정재의 '태양은 없다' 류의 영화가 나올 줄 알았지만 씁쓸함 만이 가득한 한편의 느와르물로 탄생했다.
 
시작은 두 배우의 '넝마주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내 '돈'과 '욕망'이라는 덧에 사로 잡힌 두 사람은 지독한 씁쓸함 만을 만들어 낸다. 2시간 넘는 러닝타임 동안 관객에게 남는 것은 현실의 비정함과 그 속에서 버려지는 인간성과 우정이다.
 
스크린 속 이민호와 김래원의 모습은 화려하다. 수트를 빼 입은 두 남자는 쉴새 없이 스크린을 누빈다. 격한 액션과 타이트한 클로즈업은 두 배우를 선택한 유하 감독의 선견지명을 칭찬할 만 하다.
 
극 초반 가족을 지키려 하는 종대(이민호)의 모습에서는 10여년 전 영화 '해바라기'의 태식(김래원)의 모습을 묘하게 떠올리게 한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이민호가 새로운 한류스타로 부상해 김래원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김래원 또한 용기 역할을 통해 이제는 남다른 연기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변신은 성공적이다. 강렬한 액션은 영화의 흥미요소일 뿐, 이민호와 김래원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히 임했다. 특히 복잡미묘한 표정연기는 물론, 손짓까지 적절하게 섞는 김래원에게는 단순한 '미남 한류스타'가 아닌 외모에 연기까지 갖춘 스타의 탄생을 보여준다.
 
내용은 꾸밈이 없고 투박하다. 친형제가 아니지만 형제로 살아온 종대와 용기를 둘러싼 시대의 배반과 그 속에 변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려냈다. 지나친 폭력성과 순간 등장하는 베드신이 거슬리지만 사회의 처절함을 영화 속으로 옮겨오는 장치라 생각하면 납득할 만 하다.
 
'강남1970'은 유하 감독이 두 미남스타를 데리고 찍고 싶은 모든 것을 찍은 작품이다. 하이라이트가 되는 빗속 격투신에서는 "이 장면을 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강남 개발기를 배경으로 했지만 정치색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변해가는 인간성을 중점적으로 담아냈다. 극적인 장치로 조직 폭력배물의 느와르 장르를 차용한 영화다.
 
'강남1970'은 곱씹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민호와 김래원 두 배우의 연기에 포인트를 둔 작품이다. '말죽거리 잔혹사'와 '비열한 거리'가 그랬듯 스토리 보다는 캐릭터에 치중한 영화다.
 
이민호와 김래원, 두 한류스타의 연기를 보는 것 만으로 '강남1970'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김래원의 용기 역할은 여러 갈등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이 역할을 소화한 김래원의 연기는 단편적인 주연 이민호의 종대 보다 눈여겨 볼만 하다. 단, 홍보포인트인 '복고'와 '가족애'를 담은 훈훈한 영화를 생각하고 극장을 찾는 관객이 있다면 한번쯤 주변의 평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강남1970'은 달달 60%의 초콜릿이 아닌 90%의 쓰디쓴 초콜릿이다.

 
추천별점 : ★★★(5점 만점)
추천대상 : 이민호, 김래원의 팬, 느와르 장르를 좋아하는 영화팬.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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