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선입견은 참 오묘하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지만 한 번 사로잡히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배우 클라라(30)와 섹시는 어느 날부턴가 그렇게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클라라에게 섹시가 없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클라라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더 많다. 지난 8년간 아무 이미지가 없었다. 이제 막 '섹시'라는 이미지가 생겼을 뿐"이라고 말한다.
지난 8일 개봉한 '워킹걸'은 우리 사회에 민감할 수 있는 워킹맘, 섹스리스, 가족문제 등을 섹시코미디라는 장르에 담았다. 섹시코미디와 클라라의 조합에 대중들은 '역시나'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기존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소비하는 클라라에 대한 불만이었다. 하지만 막상 '워킹걸'을 접하면 생각은 달라진다. 클라라의 섹시는 일부분에 불과했고 클라라가 연기한 극 중 성인용품점 CEO 난희는 아픈 사랑의 기억을 안고 있는 평범한 우리 사회 여성의 이야기다.
클라라도 자신을 둘러싼 반응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는 이성민으로 살아온 지난 8년간 오랫동안 일을 갈구했던 아픈 시절에 비하면 지금의 기회가 그저 감사하단다. 그래서일까, 그는 연기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현재 음식 섭취를 거의 못하면서 몸매관리를 한다면서도 '망가지는 연기를 위해 살을 찌울 수 있느냐'라는 물음에 주저 없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그다.
클라라는 레깅스 시구로 얻은 '섹시' 이미지 덕분에 '워킹걸'과 만날 수 있었고, 이제부터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됐다. '워킹걸' 개봉과 함께 데뷔 10년, 그리고 30대를 맞이한 그는 오랜 무명시절이 오히려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해줬다며 해맑게 웃어 보였다. "진심은 통한다"는 그의 말이 결실을 보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다음은 클라라와의 일문일답
-영화가 개봉을 했다. 개봉전과 후 달라진 점이 있나?
영화를 보신 분들이 정말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 클라라가 연기한 모습을 보고 새로운 발견을 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그동안 기대와 설렘만 가득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더 많은 분들에게 영화를 보게 할지 고민이다.
- 좋은 평가만큼 흥행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같은데.
의외로 여자 분들이 많이 보러 오셨다. 여자 영화에 대한 궁금증 때문인지 커플보다는 여자 관객이 많아서 기분이 좋다. 무대인사를 다닐 때마다 관객 수가 많아지고 있어서 그런 점에 기대를 하고 있다.
- '워킹걸'을 선택할 때 파트너 조여정의 합류가 큰 힘이 됐다던데.
조여정 언니가 아니었다면 '워킹걸'도 없었을 거다. 여자 두 명이 만들어내는 케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언니는 아는 분이고 배려심 많았다. 언니가 없었다면 극 중 난희도 없었다.
- 난희 뿐 아니라 보희(조여정 분)도 클라라와 닮았다고 생각된다. 보희 역할은 어떻게 봤나?
조여정 언니가 보희를 연기하는 모습이 욕심났다. 보희는 현실에 중점을 둔 캐릭터다. 반면 난희는 현실에서 겪을 수 없는 캐릭터다. 드라마에서 미혼모 역할도 해봤고 영화를 통해 색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없었지만, 조여정 언니가 많은 매력을 보여준 게 부러웠다.
- '워킹걸'과 클라라, 그리고 난희. 섹시라는 공통 분모가 있는 것 같다.
'워킹걸' 난희를 통해 섹시함 속에서도 많은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클라라하면 섹시하고 건강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래서 더욱 연기하기 편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클라라에 대한 생각이 달리지지 않을까 싶다.
- 난희의 몸매 유지를 위해 견과류로 관리한 것으로 안다. 현재는 어떤가?
영화 촬영은 끝났지만 여전히 음식 섭취는 거의 못하고 있다. 하하. 식단에 신경 쓰면서 저녁 늦게는 먹지 않고 틈틈히 운동한다. 최근에는 인터뷰를 하면서 말을 많이 하다보니 오히려 많이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 대단한 노력이다. 만약 연기를 위해 살을 찌워야 한다면 어떨 것 같나?
당연히 가능하다. 아직 못해본 작품도 많고 원래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 샤워를 하면서 '살을 찌우고 나타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고 혼자 생각했다. 작품을 통해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 미국 오디션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홍콩 작품 이야기도 있고.
2월에 미국에 오디션을 보러 간다. 할리우드에 도전해보고 싶다. 미국은 오디션 기간이 있다. 아직 어디가서 오디션을 볼 지 정해지건 없다. 무작정 가는거다. 하하. 클라라를 어필하고 싶어졌다.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도전은 무의미한 것 같다. 또한 홍콩 작품은 한국에서 영어하는 사람을 찾았는데 추천을 통해 섭외가 왔다. 영어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
- 이성민에서 클라라로 이름을 바꾸면서 일이 잘 풀리고 있는 느낌이다.
8년동안 일을 갈구하고 원했는데 잘 안됐다.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미국에서 불리던 이름이 클라라였다. 이름을 바꾸면서 다시 나를 찾은 기분이다. 이성민은 8년이 넘었지만 클라라는 이제 시작이다. 좋은 에너지를 드리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 새해가 밝았다. 데뷔 10년 차와 30대가 됐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30대가 된지 몰랐다. 하하. 의식은 안했는데 1월1일이 되면서 공허함과 생각이 많아졌다. 나의 행보, 나의 미래, 지금의 일, 나의 건강 등. 영화를 보면서 중심을 잡았다. 30대가 되면서 기대고 싶고 외로움도 더 느끼게 되는 것 같다. 20대를 돌아보면 지금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는 것도 앞선 10년 덕분이다. 더 빨리 떴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거다. 적절한 시기에 좋은 기운이 온 것 같다.
- 외로움 이야기가 나왔는데, 결혼 생각도 있나?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하고 싶다. 물 흐르듯이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운명을 믿는다. 어딘가에 끼워맞추고 싶지 않다. 연애를 안한 지 4년이 넘었다. 결혼을 생각하게 되니까 점점 신중해진다. 동종업계면 작품을 통해서 보여지는 모습 때문에 질투날 것 같다. 하하. 모르는 게 약이다.
- 이제 연기의 꿈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좋은 에너지를 줄 수있는 배우다. 꿈과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동안 화려하고 당당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보이시한 매력, 청순함, 액션, 엽기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늘 도전하는 배우가 되겠다.
조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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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워킹걸' 클라라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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