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재응-최희섭-이범호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팀도, 자신도 힘든 한 해였다. 그렇지만 지금이야말로 '베테랑 파워'가 가장 절실히 필요할 때다.
KIA 타이거즈는 30일 오전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2015년도 선수단 연봉 계약 중간 현황을 알렸다.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주장 이범호(33)를 비롯해 서재응(37), 최희섭(35) 등 베테랑 선수들의 연봉 계약이다.
먼저 이범호는 올해 연봉 4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5000만원이 깎였다. 1년후 두번째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0.269 19홈런) 때문인지 '예비 FA 프리미엄'도 누리지 못했다.
서재응과 최희섭도 연봉이 삭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서재응은 올해 1군에서 16경기를 등판하는데 그쳤고, 평균자책점 6.40으로 성적도 좋지 않았다. 2012년 9승 8패, 지난해 5승 9패의 아쉬움을 털고자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지만 성적으로 귀결되지 못했다. 입지가 줄어들자 1군보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최희섭은 올해 1군 경기에 단 한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부상 여파로 통증이 남아있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기 어려웠고, 시즌 마지막까지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때문에 서재응은 2억원에서 8000만원 깎인 1억2000만원에, 백지위임 한 최희섭은 1억원에서 7000만원까지 깎였다.
KIA에서 현재(30일)까지 내년 연봉 계약을 마친 선수 가운데 삭감 대상자는 5명 뿐이다. 3명 모두 과거의 명성을 떠올려보면 '연봉 한파'가 자존심 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동시에 반면교사 삼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범호, 최희섭, 서재응 모두 제 몫을 해준다면 팀에 '플러스 알파'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존재다. 2년 연속 8위에 그쳤던 KIA는 김기태 신임 감독 체제로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팀에 짙게 깔린 패배 의식을 걷어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크다.
이런 KIA가 부작용 없이 변신을 꾀하기 위해서는 베테랑들의 묵직한 존재감이 필요하다. 최희섭과 서재응은 지난 2009년 투·타에서 활약하며 통합 우승에 이바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고, 팀내 최고참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갈 수 있다. 주장 완장을 찬 이범호도 마찬가지. KIA 입단 이후 매해 부상으로 고전하느라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더구나 생애 두번째 FA를 앞둔 올해 동기부여만큼은 충분하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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