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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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15년이다" 김기태, KIA를 어떻게 바꿀까

기사입력 2014.12.01 07:00 / 기사수정 2014.11.30 16:58

나유리 기자
취임식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기태 감독 ⓒ 광주, 김한준 기자
취임식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기태 감독 ⓒ 광주,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광주역에서 기차를 타고 고향을 떠나면서 '어떻게든 야구로 성공하겠다'고 다짐하던 소년이, 감독이 되어 28년만에 다시 광주땅을 밟았다. 그의 어깨 위에는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팀을 재건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놓여있다.

KIA 타이거즈 제 8대 김기태 감독이 30일 오후 광주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서림초-충장중-광주일고까지. 광주 학원 야구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김기태 감독이지만, 유독 타이거즈와는 인연이 없었다. 

쌍방울에서 시작된 프로 인생은 삼성을 지나 SK에서 마감됐고, 2006년 시작된 지도자 생활은 SK와 요미우리를 거쳐 LG까지. KIA와는 연관이 없는 곳으로 돌고 돌았다. 하지만 선동열 전 감독의 자진 사퇴 이후 KIA의 선택은 김기태였다. 2년 연속 8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쥔 KIA가 내밀 수 있는 패는 많지 않았다. 특히 LG 감독 시절 10년만의 4강을 이끌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아 김기태는 감독으로 28년만에 고향에 내려왔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마무리 캠프를 마치고 지난 28일 귀국한 김기태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선수단을 100% 파악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섣불리 성적 공약을 내세우지도 않았고, '리빌딩'을 완성하겠다고 확언하지도 않았다. 그만큼 그 역시 KIA에 완전히 녹아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어느때보다 진중하게 팀 체질을 분석하고 있다.

현재 김기태 감독의 머릿속을 가장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마무리 투수다. 고질적인 뒷문 불안이 약점이었던 KIA는 2014시즌에 외국인 투수 하이로 어센시오에게 뒷문을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가지로 신통치 않아 재계약을 포기했다. 어센시오의 빈 자리는 선발 요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토종 투수 중 마무리를 맡길만한 선수를 추려내야 하는 것이다.

꽃다발을 전달하는 선수단 대표 이범호(왼쪽)와 김기태 감독 ⓒ 광주, 김한준 기자
꽃다발을 전달하는 선수단 대표 이범호(왼쪽)와 김기태 감독 ⓒ 광주, 김한준 기자


김기태 감독은 "코칭스태프들과도 열심히 구상중이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때까지 고민하고, 준비해보겠다"면서 "리빌딩이라는 것이 손바닥 뒤집듯이 한꺼번에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팀 성적도 나야하고, 눈에 안보이는 부분부터 하나씩 맞춰가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팀내 육성 등 체계적인 부분을 꼭 해내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기태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기초'를 강조했다. 이는 신인부터 스타 플레이어,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부분이다. "프로야구 선수에게는 시즌 끝나는 날이 12월 31일이고, 훈련을 시작하는 날이 1월 1일"이라는 김기태 감독은 "이미 새해는 밝았다. 지금은 휴식기가 아니고 2015시즌이 시작되는 과정이다. 감독, 코치의 관여만 없을 뿐 목표 의식을 가진 선수들은 거기에 맞게끔 행동하면 된다"고 '스스로 책임지는 자율'을 못 박았다.

기억하기에도 까마득 한, 1986년 이후 28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김기태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꼭 한번 KIA팬들에게 박수를 받아보고 싶었다. 팬들에게 좋은 야구를 하는 것은 기본이자 의무이고, 그 외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대해 성심성의껏 하겠다. 86년에 광주를 떠날때 '이 사회에서 어떻게든 야구로 성공하겠다'는 마음을 먹었었다. 아직도 그때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았으니까 앞으로도 팬들에게 박수 받을 수 있도록 그렇게 열심히 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몇달간 KIA는 시끄러웠다.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후 선동열 전 감독의 재계약 그리고 자진 사퇴 후 신임 감독 선임까지. 또 김기태 감독 역시 외야수 이대형이 kt 특별 지명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를 취임식 자리에서 밝혀야 했다. "행운의 숫자 7을 두배로 받기 위해" 등번호 77번을 선택한 김기태 감독의 소망대로 풍파를 딛고 KIA가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김기태 감독이 조각할 KIA의 모습이 기대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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