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 현대캐피탈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천안, 조용운 기자]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 케빈이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김호철 감독이 이끈 현대캐피탈은 27일 홈코트인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15시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6-24, 25-17, 33-31)으로 꺾었다.
올 시즌 초반 영원한 우승후보에서 5위로 곤두박질친 현대캐피탈은 지난 23일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시즌 팀을 이끌었던 아가메즈가 시즌 초반 발목과 무릎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장기간 어려워지자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었다.
다급한 나흘의 시간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케빈의 ITC(국제이적동의서) 발급 시간을 줄이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전날 KOVO(한국배구연맹) 선수등록까지 마치며 케빈의 데뷔전을 OK저축은행전으로 결정했다. 케빈도 24일 입국해 곧바로 팀에 합류했고 한 차례 팀 훈련을 마치면서 출전 준비를 마쳤다.
김호철 감독은 "감독이 야속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 입장에서는 훈련하고 만들어 활용할 수 없다"면서 "시차적응 문제도 있고 첫 경기부터 활약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래도 본인의 출전 의지가 커 선발로 내보낼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케빈을 처음 상대하는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도 "왜 이렇게 빨리 등록이 됐느냐"고 투정하며 "케빈에 대한 준비에 열중했다. 그래도 우리 팀에는 유럽서 함께 했던 시몬이 있어 정보가 있다"고 대비책을 내세웠다.
케빈의 첫 인상은 합격이었다. 신장에서 나오는 블로킹의 높이는 위력적이었다. 시몬스터라 불리며 V리그 코트에 대포를 꽂는 시몬의 스파이크를 두 차례 차단하면서 승기를 잡아온 장면은 케빈의 진가를 잘 보여줬다. 이를 포함해 케빈은 이날 블로킹을 5번 성공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반면 공격에서는 성공률이 40%를 가까스로 넘겨 100점을 줄 수 없지만 3세트 막판 듀스싸움에서 공격을 책임지는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주며 부족하지 않음을 과시했다.
그래도 외국인선수의 유무는 어둡던 현대캐피탈을 바꿔놓았다. 전반적으로 팀이 빨라졌고 공격루트가 다양해졌다. 1세트를 듀스 끝에 따내며 기세를 탄 현대캐피탈의 2세트는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던 과거의 모습을 보여줬다. 케빈이 공격에서는 힘이 떨어졌지만 그로인해 공격루트가 다양해졌고 최민호와 문성민이 살아나는 이점이 생겼다.
이전 무겁게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 승리 이상의 효과다. 팀에 빠르게 녹아든 케빈의 자세로 선수들은 모처럼 코트에서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김호철 감독도 "케빈이 오면서 선수들의 웃음이 많아졌다.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아가메즈는 세계적인 선수였다. 케빈은 그만큼은 아니지만 팀워크에서는 더 잘 어울릴 것이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