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차두리, 또 다시 오르지 못한 국내 '정상'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형민 기자] 차두리가 아쉽게 이번에도 FC서울과 함께 정상에 서지 못했다.

차두리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선발 출전해 연장 120분까지 풀타임을 소화했다.

FA컵은 남달랐다. K리그 복귀 후 두번째로 맞이하는 국내 무대 결승전이었다. 지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도 나서 서울에서 경기를 펼쳤지만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이 있었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뒤면서 리그와 FA컵 등에서 우승을 맛본 경험은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없었다.

차두리는 지난 시즌 서울 유니폼을 입고 국내무대를 밟았다. 선수 생활은 짧지 않았지만 K리그 무대를 밟아본 바는 없었다. 2013시즌에 성공적인 적응기를 보낸 차두리는 올 시즌 국내무대에서 우승을 맛볼 좋은 기회를 잡았다.

바로 FA컵이었다. 16년 만에 노리는 서울의 FA컵 우승 도전은 차두리에게도 그만큼 특별했다. 주변 여건은 그리 좋지 않았다. 결승전을 앞두고 중동을 다녀와야 했다. 슈틸리케호에 승선한 차두리는 요르단과 이란을 차례로 만나는 A매치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역시나 몸이 무거웠다. 어김없이 결승 무대에서 서울의 오른쪽 윙백을 맡았지만 활발한 공격 가담보다는 안정된 패스와 수비에 열중했다. 차두리의 오버래핑 횟수가 줄면서 서울은 전반 내내 에스쿠데로가 활발했던 왼쪽이 공격의 주를 이뤘다.

후반전에는 달라졌다. 차두리도 공격에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후반 24분 오른쪽을 혼자서 수비수 두 명을 달고 드리블해 프리킥을 얻어냈다.

연장전에도 차두리는 계속 그라운드를 누볐다. 서올 입장에서는 차두리를 빼기 어려웠다. 자칫 잘 유지되고 있는 수비라인이 흐트러질 수 있었다. 팀의 맏형이나 다름없는 차두리의 경험도 교체를 머뭇거리게 한 이유가 됐다.

차두리는 전방과 후방을 왔다갔다하면서 공격과 수비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체력적인 부담은 역시나 있었다. 무리한 공격가담은 자제됐다. 대신 젋은피 고광민이 왼쪽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좌우 밸런스를 맞췄다. 차두리느 연장 후반 말미에는 성남 골문 오른쪽 부근까지 침투했지만 크로스가 수비에 막혔다.

결국 서울은 승부차기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자 했던 차두리의 목표도 아쉽게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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