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릭 밴덴헐크(삼성)를 내년에도 한국프로야구 무대에서 볼 수 있을까.
올시즌 삼성의 1선발을 책임진 밴덴헐크는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여준 투수다. 지난해 24경기에 등판해 7승9패 평균자책점 3.95를 올리는데 그쳤으나 팔의 스윙을 높이면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밴덴헐크는 올해 25경기에 등판해 13승4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밴덴헐크는 지난해(143⅔이닝)보다 11이닝을 더 소화하면서 볼넷은 48개에서 45개로 줄였고 탈삼진은 137개에서 180개, 무려 43개를 늘렸다. 밴덴헐크는 이와 같은 활약을 앞세워 최우수선수(MVP) 5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밴덴헐크는 한국시리즈 2경기에 출장해 평균자책점 2.03(13⅓이닝 3실점)을 기록하면서 삼성의 통합 4연패에도 힘을 더했다. 이후 밴덴헐크는 지난 18일 열린 2014 프로야구 최우수 선수 신인선수 및 각종 부분 시상식에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외국인선수가 시상식에 참석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보통 외국인선수들은 시즌이 끝난 뒤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곧장 고국으로 돌아가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그러나 밴덴헐크는 “내가 뛰었던 팀을 대표로 참석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MVP 수상은 기대하지 않았다. 올해 넥센 선수들이 워낙 잘했다. 만약 MVP가 여러 개였다면 내가 쓸어갔을 것”이라고 재치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이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는 밴덴헐크와의 재계약이다. 위력적인 강속구를 뿌리며 한국프로야구를 지배한 밴덴헐크는 일본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눈도 사로잡았다. 일본 언론은 소프트뱅크 등에서 밴덴헐크를 영입 리스트에 올리는 등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삼성으로선 오랜 외국인투수 잔혹사를 끊고 ‘마운드의 에이스로’ 거듭난 밴덴헐크와의 재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자금력을 앞세운 일본프로야구팀이 가세할 경우, 밴덴헐크가 내년에도 푸른 유니폽을 입고 뛰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밴덴헐크는 내년 시즌 거취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밴덴헐크는 “삼성은 굉장한 팀이다. 당연히 내년에도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일단 삼성과 이야기를 해보겠지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밴덴헐크의 내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밴덴헐크는 시상식 후 곧장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고향인 네덜란드로 출국하기 위함이다. 밴덴헐크는 함께 시상식에 참석한 동료 김상수와 박해민과 포옹을 나눈 뒤 “또 보자”며 작별인사를 전하곤 시상식장을 떠났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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