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야구 실력만큼이나 인품도 훌륭한 사나이.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저스틴 토마스다.
토마스는 지난 7월말 데니스 홀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았다. 부상으로 홀튼과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땅한 용병이 없다"며 절절매던 KIA 스카우트팀이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카드였다. 일본에서 뛰어 아시아 야구 경험이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2군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토마스가 한국에서 실패할 확률도 컸다.
그러나 토마스가 KIA에서 보낸 3개월 가까운 시간은 의미가 있었다. 압도적이지는 않을지라도 매 경기 자신의 몫을 착실히 해내는 투수다. 유독 승운이 없어 시즌 첫승을 올리기까지 6전 7기의 끈기가 필요했지만 불펜 투수인 하이로 어센시오에게 외국인 카드 한장을 소비한 KIA로서는 토마스의 존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은 토마스의 성격이다. 빡빡민 헤어스타일과 강렬한 눈빛 덕분에 '험상궂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사실 마운드 밖 토마스는 착하고 유순한 '젠틀맨' 그 자체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9일 잠실 LG전에서 5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계투진 난조로 승리가 불발됐던 토마스는 자신의 승리 불발보다 팀의 패배를 더 아프게 생각했다.
13일 챔피언스 필드에서 만난 토마스는 "승리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쉽지 않다. 내가 생각했을 때 선발 투수란, 팀이 이길 수 있는 찬스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내가 이기는 것도 물론 좋지만,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내 투수로서의 목표는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것이다. 언제나 나와 팀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특히 팀의 승리가 중요하다"며 자신보다 팀을 생각하는 마음을 강조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KIA에서 보낸 시간이 특별한 경험의 연속"이라는 토마스는 "KIA는 정말 좋은 팀이다. 내가 한국말 실력이 형편없어도 좋은 동료들이 따뜻하게 대해주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들도 좋은 분들이다. KIA가 원한다면 당연히 다음 시즌에도 타이거즈에서 뛰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현재까지 상황은 긍정적이다. 이제 토마스는 오는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그의 목표는 당연히 'KIA의 승리'다. 토마스가 호투로 완벽한 마무리를 하고, 2015시즌 KIA의 명예 회복 선봉장에 설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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