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렛 필(왼쪽)과 저스틴 토마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누가 떠나고 누가 남을까. 뜨거웠던 시즌이 막바지에 도달했고, 다시 냉정해질 때가 왔다.
2014시즌 KIA 타이거즈의 '가을 야구'는 불가능해졌다. 9일 잠실 LG전에서 6-7로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면서 시즌 전적 51승 72패 승률 4할1푼5리를 기록한 KIA는 현재 8위다.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고 해도 4강 진출 가능성은 0%다. 9위 한화와 1경기차까지 좁혀진만큼 이제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야 한다.
이제 일주일 후면 시즌이 끝나는만큼 외국인 선수 3인방 중 누가 내년에도 KIA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유일한 타자 브렛 필은 재계약이 유력하다. 필은 시범경기때만 하더라도 공·수에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타율 3할1푼 108안타 18홈런 63타점 9도루 장타율 5할3푼7리를 기록하며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시즌 중반 사구를 맞아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손등 미세 골절로 풀타임 출전을 못했고, 페이스도 다소 떨어졌지만 재계약 가능성이 크다. 특히 팀 적응력과 온화한 성품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부상으로 떠난 데니스 홀튼의 대체자로 입단한 좌완 투수 저스틴 토마스도 재계약 가능성은 있다. 지난 7월 31일 NC전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을 소화하며 한국 무대 신고식을 치른 토마스는 유독 불운에 우는 일이 많았다.
7경기, 시간상으로는 2개월이 흐르도록 첫승을 신고하지 못하다가 지난 3일 두산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흠결없는 피칭을 펼치고 드디어 승리를 올렸다.
고무적인 것은 첫승 이후 바로 다음 경기였던 9일 잠실 LG전에서도 5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는 사실이다. 계투진 난조로 승리는 불발됐지만 물오른 LG 타선을 상대한 토마스의 피칭은 힘이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투구수 90개를 넘어가면 급격히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또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하이로 어센시오 ⓒ 엑스포츠뉴스DB
문제는 우완 투수 하이로 어센시오다. KIA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뒷문 불안'을 위해 외국인 선수 기용 카드 중 한장을 야심차게 어센시오에게 소비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몇몇 불편한 사항들이 있었다. 일단 현행 규정상 1경기에 외국인 선수 3명이 한꺼번에 뛸 수 없다. 때문에 홀튼이 선발로 나서는 날에는 '마무리 가능성'이 있어 필이 선발로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후반기 들어서는 필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홀튼이나 토마스가 선발이더라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마무리 상황에 어센시오가 등판하지 못하는 문제는 마찬가지다.
또한 마무리 투수로서의 불안감 역시 어센시오와의 재계약에 대해 물음표가 찍히는 이유다. 위력적일 때는 타자들이 공을 건드리지도 못할만큼 강속구를 뿌리지만, 무너질 때는 난타당하는 유형의 투수라 기복이 심하다. 46경기에서 4승 1패 20세이브를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은 4.05로 다소 높다.
또 KIA의 성적을 고려했을때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는 것은 사치가 아닌가하는 견해도 있다. 이미 선동열 감독이 다음 시즌 마무리로 좌완 심동섭을 낙점한만큼 어센시오와의 재계약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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