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동현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2경기 연속 선발투수가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초반부터 분위기를 내줬지만 결국 승자는 LG다. '무리하지 않는 총력전'이 거둔 성과다.
LG 트윈스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선발 코리 리오단이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1⅓이닝 6피안타 5실점. 두 번째 투수 윤지웅도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안타와 볼넷만 내주고 1실점. 5회초까지 0-6으로 끌려가던 LG는 8회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이진영의 희생플라이에 박용택이 득점하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선발투수가 일찍 내려가면서 많은 투수를 쏟아부을 수밖에 없었다. 윤지웅과 김선규는 5타자를 상대하며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줬다. 4번째 투수 임정우가 나오고 나서야 2회를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 임정우의 투입과 함께 대역전극이 시작됐다. 6회 1사까지 3⅔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5번째 투수 신재웅은 놀라웠다. 6회 1사 1,2루 위기에서 이대형과 강한울을 모두 삼진 처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잠실구장 전광판 기준 151km, 방송 중계 기준 150km가 나왔다. 7회까지 1⅔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잡았고, 피안타는 단 1개였다. LG는 이후 8회 유원상, 9회 봉중근, 연장 10회 이동현을 투입해 경기를 마쳤다.
LG는 7일 경기에서도 투수 7명을 내세워 아웃카운트 27개를 채웠다. 선발 에버렛 티포드가 4⅓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 이번에도 김선규와 윤지웅이 나와서 아웃카운트 1개만 잡았다. 9일 경기와 마찬가지로 선발투수가 내려간 뒤 해당 이닝이 끝나기까지 투수 3명이 더 필요했다. 당시에는 유원상이 나와 흐름을 끊고 6회까지 책임졌다. 경기 후반은 신재웅(⅔이닝)과 정찬헌(⅓이닝), 이동현(2이닝)이 이어 던졌다.
LG 양상문 감독은 9일 경기가 끝난 뒤 "그동안 무리하지 않았으니까 지금 이렇게 해도 괜찮다. 아껴둔 걸 꺼내쓰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지난 8월말부터 투수조를 소집해 시즌 막판 연투, 혹은 평소보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LG 10월 5연전 기간 주요 불펜투수 투구 일지 ⓒ 엑스포츠뉴스
그렇지만 다른 팀과 비교해 특별히 '혹사'를 우려할 만한 운영은 없었다.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난 뒤 3일부터 7일까지는 5연전이었다. 첫 관문인 3일 넥센전도 선발(리오단)이 4이닝만 채우고 교체됐다. 여기 나왔던 투수 가운데 유원상과 신재웅, 이동현은 4일 넥센전에도 나왔다. 5일 넥센전은 류제국(7이닝)-정찬헌(1이닝)-봉중근(1이닝)만으로 경기를 끝냈다.
6일 NC전은 신정락(7⅓이닝)-유원상(1⅓이닝)-신재웅(⅓이닝)이 나와 '팀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유원상과 신재웅은 7일 삼성전에도 등판했다. 이후 8일 하루를 쉰 뒤 9일 KIA전에 나왔다. 보통 '무리'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3일 연투한 투수는 아무도 없다.
이제 정규시즌 종료까지 4경기가 남았다. 11일과 12일 두산전만 붙어 있고, 15일 삼성전과 17일 롯데전은 휴식일이 끼어 있어 운영에 여유가 생긴다. 가진 투수를 전부 쏟아붓는 '총력전' 속에서도 무리하지 않을 수 있다. 단지 일정 때문이 아니라, 양 감독의 투수 운영이 그렇다.
신재웅 ⓒ 엑스포츠뉴스 DB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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