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 인천,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신원철 기자] 같은 무사 1루였지만 벤치 판단은 달랐다. 작전 대신 선수를 믿은 류중일 감독의 판단이 맞아떨어졌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예선 대만전에서 1회에만 5점을 냈다. 테이블 세터가 나란히 안타를 쳤고, 중심타자들도 기대대로 타점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대만 역시 1회 무사 1루라는 선취점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1회초와 1회말, 대만과 한국 모두 선두타자가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그러나 이후 2번타자 타석에서 양 팀 벤치는 다른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 판단이 선취점을 갈랐다.
1회초 대만 1번타자 천핀지에가 양현종의 2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2번타자 린한은 초구에 희생번트를 댔다.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 선취점을 내겠다는 대만 루밍츠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장면.
하지만 야구가 의도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대만 중심타자들은 양현종을 상대로 정타를 치지 못했다. 3번타자 궈옌원은 1루수 뜬공, 4번타자 천쥔시우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반면 류중일 감독은 예고한 대로 선취점을 위한 작전에 집착하지 않았다. 경기 전 "작전을 걸 만한 선수가 없다"며 선수단이 갖춘 능력을 신뢰했다.
1회말 선두타자 민병헌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손아섭에게 작전을 지시하지 않았다. 초구에 번트 모션을 취하기는 했지만 그 뒤로는 정상적으로 타격했다. 결과는 좌전안타.
대표팀은 김현수의 2타점 2루타와 박병호 타석에서 나온 좌익수 실책, 그리고 강정호의 2점 홈런을 묶어 초반부터 상대 선발을 두들겼다. 결국 왕야오린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5실점한 뒤 교체됐다.
과거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는 '선취점으로 가는 정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야구 통계는 1사 2루보다 무사 1루가 득점 확률은 물론이고 기대 득점(해당 상황에서 비롯된 평균 득점)도 높다고 말하고 있다. 대만의 선택이 의아하게 느껴진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대만과 한국 선수 사이에 능력 차이가 있는 것 역시 분명했다. 한국은 대만을 10-0으로 완파하고 '사실상' B조 1위를 확정 지었다. 남은 경기는 25일 홍콩전. 홍콩은 대만과 태국에게 내리 졌다. 선수단 구성도 성인 대표팀과 청소년 대표팀의 중간에 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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