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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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빈을 긍정 아이콘으로 만든 힘 '말하는 대로' (인터뷰)

기사입력 2014.09.25 06:45 / 기사수정 2014.09.24 22:00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하고 싶은 것을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 말하는 대로 흘러가더라고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신나게 살다보니까 좋은 일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인기리에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조선 총잡이' 속 당차고 강인했던 최혜원처럼, 실제의 전혜빈 역시 똑 부러지는 매력이 가득했다.

어느 작품보다 애착이 컸던 '조선 총잡이'를 떠나보내며 "아쉬움이 크지만, 아쉬움이 있어야 또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니까 괜찮다"고 특유의 시원시원한 웃음을 보여주던 그녀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전혜빈은 '조선 총잡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아버지 유오성에게 처음 도발했던 12회의 장면을 꼽았다. 최혜원에게는 중심이 되는 신이었다고.  ⓒ 나무엑터스
전혜빈은 '조선 총잡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아버지 유오성에게 처음 도발했던 12회의 장면을 꼽았다. 최혜원에게는 중심이 되는 신이었다고. ⓒ 나무엑터스


▲ "아낌없이 애정 쏟은 '조선 총잡이'…그래서 더 아쉬워"

'조선 총잡이' 속 최혜원은 전혜빈에게 '꼭 맞는 옷'과도 같았다. 그녀는 보부상단의 수장인 최원신(유오성 분)의 외동딸로 등장해 서늘한 카리스마는 물론, 사랑 앞에 슬퍼하는 가련한 여인의 모습을 완벽히 소화하며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혜원은 21회에서 박윤강(이준기)을 향하던 최원신의 총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전혜빈은 "혜원이가 본의 아니게 흑화 된 면이 있었기에 이왕이면 좀 더 장렬하게 죽고 싶었다.(웃음) 그래서 감독님께 '진짜 불쌍하게 죽든지, 회개를 하고 죽게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마지막 장면은 뭔가 아쉽긴 하더라"고 회상했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전혜빈의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등 한 장면 한 장면에 세심하게 신경 쓴 모습은 드라마에 대한 그녀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메이크업 역시 전문 숍이 아닌 드라마 현장 분장 팀의 도움을 받아서 했다. 극의 내용을 아는 이들이기에, 더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녀의 말이다.

전혜빈은 "끊임없이 액션 연기를 해야 했던 (이)준기 씨에 비하면 나는 힘든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이 바쁘게 액션을 준비할 동안 나는 좀 더 디테일한 부분을 살폈다. 자세히 보면 매 신마다 메이크업과 스타일이 조금씩 바뀐다. 사랑에 빠진 장면에서는 속눈썹을 떼고 화장기 없는 모습, 정수인(남상미)을 때릴 때는 눈에 붉은 계열의 섀도를 바른다거나 하는 것들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했기에 연기를 할 때에도 소위 말하는 '믿는 구석'이 생겼고, 이는 좀 더 편하게 연기하며 최혜원을 온전히 자신에게 흡수시킬 수 있는 힘이 됐다.

전혜빈은 아낌없이 애정을 쏟았던 만큼 드라마를 마치고서도 '갈증이 다 풀리지 않은 느낌인 것 같다'고 했다. 대중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그녀의 진심이었다. 최혜원을 연기하며 얻은 '자신감'은 덤이다.

전혜빈은 '연애의 발견' 속 정유미의 역할이 보기 좋다고 했다. 실제로도 친분이 있어 부럽다는 연락도 하고, 자신도 그런 '말랑말랑한' 로맨스를 연기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 나무엑터스
전혜빈은 '연애의 발견' 속 정유미의 역할이 보기 좋다고 했다. 실제로도 친분이 있어 부럽다는 연락도 하고, 자신도 그런 '말랑말랑한' 로맨스를 연기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 나무엑터스


▲ "믿음 가는 배우로 남고 싶어…끊임없이 노력할 것"

2002년 그룹 Luv(러브)로 데뷔 이후 12년 동안 노래와 예능, 연기를 두루 섭렵하며 차근차근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온 전혜빈.

이제는 가수보다 연기자로 지낸 시간이 더 길지만 "무대에 대한 그리움은 항상 못 잊을 것"이라며 잠시 추억에 잠긴다. 그러다 이내 "한국엔 이미 훌륭한 가수들이 너무 많아 어렵지 않겠냐. 하지만 혹시나 기회가 돼 누군가가 프로젝트를 제안한다면 기꺼이 수락할 의향은 있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하며 미소 지었다.

또 전혜빈은 연기를 한 시간에 비해 맡은 캐릭터들은 비슷했던 것이 많았다며 다음 작품에서는 진한 멜로나 강렬한 액션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녀에게 올해는 참 '꽉 찬' 1년이다. SBS '심장이 뛴다'부터 '조선 총잡이'까지. 다음 달에는 영국 런던으로 단기 어학연수도 앞두고 있다. 학생으로 돌아가 소소하고 소탈하게 살아가며 새로운 친구도 사귀어보고, 다른 나라에서 환경을 바꿔 살아보는 게 자신에게 중요할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전혜빈은 지난 시간들을 "열심히 했다. 여러 좋은 경험을 하다 보니 연기를 함에 있어서도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좋은 프로그램과 훌륭한 드라마를 만나 호흡할 수 있어 감사하고 좋다. 이전부터의 시간을 되짚어 봐도, 모든 것이 버릴 것 없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내가 강해질 수 있었고 여유로워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배우' 전혜빈과 '인간' 전혜빈이 그리는 앞으로는 어떤 모습일까. 전혜빈은 "배우로서는 사람들에게 항상 이로운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이름을 들었을 때 희망을 주고, 믿음이 가는 그런 배우 말이다. 인간 전혜빈? 그렇게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할 거다"라고 막힘없이 술술 자신의 생각을 얘기한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던 그녀. 인터뷰 말미 연애와 결혼에 대해서도 살짝 질문을 던지니 "정말 괜찮은 사람이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서른다섯 전후로는 꼭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한다. '말하는 대로' 흘러왔던 삶. 이번에도 그 바람은 또 다시 이뤄질까. 전혜빈의 '긍정의 힘'이 다시 한 번 힘을 낼 차례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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