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경기도 파주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여자축구대표팀 연습경기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 전반 박은선이 선제골을 터트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스포츠부] 여자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박은선(로시얀카)이 유럽 진출을 위해 러시아로 출국했다.
박은선은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출국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은선의 로시얀카 이적을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로시얀카로부터 박은선의 이적을 공식 요청받았고 본인 의사를 반영해 최종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박은선은 이번 주 내로 러시아로 출국해 메디컬테스트를 마치고 최종 입단계약을 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로시얀카가 박은선에게 러시아 리그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우수한 신체조건과 감각적인 골 능력을 보유한 박은선은 지난해 WK리그 득점왕(19골)을 차지하며 국내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박은선은 늘 성별 논란에 힘들어했다. 지난해에도 소속팀이었던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감독들이 박은선의 성 정체성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감독들은 리그 보이콧을 선언했고 여론이 안 좋아지자 "술자리 농담이었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제자의 아픔을 들춰내고도 농담이었다는 말로 벗어나려는 모습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여자축구연맹은 이달 초 성희롱에 가담한 감독들에게 '엄중경고'의 솜방망이 징계를 내려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진출이 확정되면서 이적 이유가 관심을 받은 가운데 박은선은 출국 직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성별 논란 때문에 도망칠 필요가 없었다"며 "나이가 드니까 더 큰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러시아에서 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도피가 아닌 도전으로 러시아행을 정의한 박은선은 부족한 스승의 질투에도 성숙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다.
스포츠부 sports@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