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거미손 김승규가 김태환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어떠한 격려보다 값지다. 골키퍼의 선방은 말 한마디보다 더 강력한 힘을 지녔다. 이상윤 성남FC 감독대행이 보고 느낀 골키퍼 효과다.
이 감독대행이 이끄는 성남은 6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3라운드에서 울산 현대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최근 세계 흐름과 함께 했다. 월드컵에서 불었던 골키퍼들의 맹활약이 K리그에서도 발휘됐다. 성남과 울산은 모두 주전 수문장을 내세웠다. 김승규(울산)와 박준혁(성남)이 선의의 대결을 펼쳤다. 둘 모두 이번 시즌 '핫'한 골키퍼들이었다. 김승규는 국가대표팀 거미손으로 자리잡았고 박준혁 역시 성남 골문 지키미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같은 그라운드 위에서 둘은 선방쇼를 펼쳤다. 장군멍군이었다. 한 쪽이 막으면 반대쪽이 선방했다. 김승규가 전반 34분 김태환의 오른발 슈팅을 번개같이 막아냈다. 이어 전반 41분에는 박준혁이 날았다. 서용덕이 절묘하게 감아찬 슈팅을 왼쪽으로 몸을 날리는, 반사신경으로 선방했다. 후반전에도 골키퍼들의 활약은 이어졌지만 나란히 한 골씩을 실점하면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이상윤 감독대행은 골키퍼 효과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시즌 박준혁의 선방쇼는 성남의 간판 테마였다. 박준혁의 손 끝 힘이 발휘될 때 나타나는 팀 전체적인 플러스 효과를 몸소 체험했다. 상대팀으로 만난 울산 수문장 김승규의 활약까지 이날 더해지면서 이 대행의 '골키퍼개론'은 완성됐다.
이 대행은 "오늘 축구에서 골키퍼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 경기가 됐다"면서 "울산에는 김승규가 있었다. 말이 필요없다. 우리 성남에는 박준혁 선수가 좋은 선방들을 보여줬지 않나. 선방 하나하나는 팀 전체의 사기를 끌어 올려 줄 수 있는 힘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지난 일주일은 골키퍼가 화두였다. 월드컵은 물론 이번 K리그 무대에서도 이는 유행처럼 번졌다. 자연스레 골키퍼의 재발견 바람이 불고 있다. 골키퍼의 중요성과 함께 포지션의 매력을 발견한 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상윤 대행은 이번 경기가 이러한 흐름에 한몫했다고 풀이했다. 특히 성남의 슈팅세례를 막아낸 김승규의 활약에 감탄사를 날렸다. 그는 "요즘은 어린 선수들이 골키퍼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김승규가 골키퍼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넘버원 다운 모습이다. 그래서 사실 얄밉다"며 솔직한 속내도 덧붙여 표현했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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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