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된 축구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귀국한 홍명보 감독이 입국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지난해 7월 홍명보 감독은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자리에서 국가대표의 품위를 강조했다. 태극마크를 향한 마음가짐과 태도 변화를 약속했다.
그가 택한 방식은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 입소시 트레이닝복 차림이 아닌 정장을 입는 것이었다. 태극마크의 무게감에 걸맞게 품위를 가지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방식은 허울뿐이었다.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 누가 뭐래도 대표팀이 품위를 지키는 길은 브라질월드컵으로 향하는 데 충실한 과정을 지키는 것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외부의 눈만 의식했지 진정한 길을 보지 못했다. 준비기간 내내 선수 선발에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엔트의리' 논란을 벗어나지 못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경기력 논란에 빠졌던 정성룡과 윤석영, 박주영 등을 끝까지 고수해 불통 이미지까지 얻었다. 그럴수록 홍명보호는 국민들의 신임과 멀어졌다.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홍명보 감독은 큰 비판을 받았고 급기야 귀국장에서 축구팬들로부터 '엿 세례'를 받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표했으나 대한축구협회가 만류했다. 허정무 협회부회장은 "사퇴가 능사가 아니다. 이번 경험을 거울 삼아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잘 이끌어 줄 것을 당부하며 설득했다"고 밝혔다.
협회 입장에서는 계약기간이 남은 홍명보 감독을 한차례 더 신뢰하는 모습을 그렸겠지만 사퇴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오히려 악수를 둔 꼴이 됐다.
당장 홍명보 감독은 아시안컵을 통해 대표팀의 성적은 물론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하는 이중고에 빠졌다. 경기력은 경기력대로 잡아야 하고 의리 논란과 같은 허물도 없어야 한다. 2007년 아시안컵에서 퇴장을 당한 이유로 호주아시안컵 예선 1,2차전을 벤치에 앉을 수 없는 홍명보 감독으로선 진정한 독이 든 성배를 들게 된 셈이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