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양상문 감독 취임 이후 35경기를 소화했다. 전임 김기태 감독, 조계현 수석코치 체제에서 치른 34경기와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이제 양상문 감독이 지휘한 경기가 그렇지 않은 경기보다 많아졌다. '양상문호' LG는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최하위에 머물던 팀을 '수직 상승' 시켜줄 마법사는 없다. 양상문 감독도 마법사가 아니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변화는 있었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다.
지난달 12일까지 LG는 34경기에서 단 10승을 얻는 데 그쳤다. 전임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하기 전과 조계현 수석코치(현 2군 감독)가 '대행 아닌 대행'을 맡은 34경기에서 10승 1무 23패(승률 0.303)로 3할대 승률도 힘겹게 지키고 있었다.
투·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팀 평균자책점은 5.11로 7위, 팀 타율도 2할 7푼 5리로 7위였다. 장타력이 떨어지다 보니 팀 OPS는 0.726으로 단연 최하위였다. 출루율은 3할 5푼 8리로 5위였지만 낮은 장타력(0.368)과 잦은 병살타 때문에 점수 내기가 쉽지 않았다. 34경기에서 병살타 37개가 나왔다. 경기수보다 병살타가 많은 팀은 LG가 유일했다.
양상문 감독 취임 이후 35경기가 지났다. 전임 김기태 감독 사퇴 이후 신임 감독이 팀을 지휘한 시간이 더 길어졌다. 스프링캠프 등 시즌 전반을 준비할 시간은 많지 않았으나 어느 정도 구색은 맞춰가고 있다. 17승 18패(승률 0.486), 취임 후 성적만 놓고 보면 5위다. 긴 연승은 없지만 꾸준히 5할 승률을 오가고 있다.
이 기간 팀 타율은 2할 7푼 9리, 출루율은 3할 5푼 7리, 장타율은 0.423이다. 타율과 출루율은 비슷했지만 장타율에서 발전이 있었다. 2루타와 3루타, 홈런 모두 늘었다. 단점으로 지적받던 병살타 문제도 해결했다. 35경기에서 25개로 줄었다. 28일 문학 SK전에서 4개를 몰아쳤는데도 이렇다. 취임 직후 단행한 코칭스태프 개편이 통했다. 양 감독은 취임과 함께 김무관 전 2군 감독을 1군 타격코치로 불러들였다.
투수 쪽에서는 볼넷이 감소하면서 실점도 줄었다. 양 감독 취임 후 피안타율은 2할 8푼 2리다. 앞서 34경기에서는 2할 8푼 1리였다. 대신 볼넷이 줄었다. 취임 전 34경기에서 126개였던 볼넷이 취임 후 35경기에서 105개가 나왔다. 팀 평균자책점은 5.00으로 4점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취임 후 35경기만 놓고 보면 4.90이다.
코리 리오단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취임 후 '원 포인트 레슨'이 효과를 봤다. 개막 이후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15를 기록했던 투수가 양 감독 취임 후에는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비롯해 평균자책점 2.41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6월 성적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이 1.88에 불과하다. 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2위다(1위 NC 찰리 1.71).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주축 타자들 대부분이 30대 중반을 넘어섰다는 점과 외국인타자 조쉬 벨의 부진은 극복해야 할 문제다. 투수 쪽에서도 5선발 임정우가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독배'인 LG 감독직을 계약 기간 끝까지 채우려면 다른 팀 못지않은 성적도 내야 한다.
시즌 종료까지 59경기가 남아 있다. 4위 롯데와의 승차가 9.5경기인 만큼 가을 야구는 쉽지 않다. 양 감독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취임식에서 "길은 멀고, 수치상으로도 쉽지 않다. 하지만 하나하나 계단을 넘어가는 기분으로 하겠다고 전했다. 지금 LG는 그 계단을 넘는 중이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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