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발로텔리를 다독이고 있는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시한 폭탄이 되면 곧바로 제거한다.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의 마리오 발로텔리 '육아법'이 이번에도 나왔다.
프란델리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는 25일(한국시간) 새벽 1시 브라질 나타우 '에스타디오 다스 두 나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우루과이에 0-1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했다.
이날도 전방에는 발로텔리가 섰다. 세 경기 연속 출전이었다. 단지 파트너만이 바뀌었다. 치로 임모빌레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발로텔리와 발을 맞췄다. 3-5-2 시스템의 투톱으로 나선 둘은 서로를 지원해야 했다. 프란델리 감독은 득점력에 일가견이 있는 임모빌레로 하여금 발로텔리를 지원하는 한편 득점 사냥에 나서도록 했다.
하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서로의 동선은 물론, 패스 플레이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발로텔리의 심사가 뒤틀렸다. 특유의 악동 기질이 발휘됐다. 전반 초반 상대 미드필더를 신경질적으로 넘어뜨린 후 무릎 쪽에 불편함을 보였던 발로텔리는 전반 24분에는 무리한 점프 동작으로 경고를 받았다.
16강 출전의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두 번째 옐로우 카드를 받으면서 16강에 나서지 못하는 불운을 안게 됐다. 이후 발로텔리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경합하다 넘어지면서 2차 동작이 이어지며 답답한 감정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이에 프란델리 감독 특유의 육아법이 발휘됐다. 직접 터치라인 부근까지 접근한 발로텔리의 어깨를 쳐주면서 힘을 불어 넣어줬다. 사이 시간에도 발로텔리를 불러 수시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면서 격양된 감정 삭히기에 노력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프란델리 감독은 발로텔리를 교체 아웃시켰다. 시한폭탄을 계속해서 그라운드에 둘 수 없었다. 퇴장이라도 당한다면 팀은 물론 발로텔리 개인에게도 상처였다. 이날 반드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어야 하는 대표팀 사정상 발로텔리의 기이한 행동이 이어진다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교체는 일종의 배려로 풀이됐다.
이미 프란델리 감독의 발로텔리 육아법은 유명하다. 부임 이후 전 대표팀 감독들이 품지 않은 발로텔리를 품었다. 특유의 여유와 배려로 발로텔리를 팀에 잘 녹였다. 남다른 성격때문에 악마의 재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 유로2012에서도 대표팀 내 격려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발로텔리의 맹활약을 이끌어내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웃지 못했다. 후반 중반 디에고 고딘에게 코너킥 상황에서 결승골을 내주면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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