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최근 두산 톱타자 민병헌은 “요즘 우리팀 타선은 정말 미쳤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두산 방망이는 5월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팀 타율이 무려 3할1푼3리(5월 3할4푼3리).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만 7명이다. 쉬어갈 곳이 없다.
두산은 마치 선발 라인업에 더블 테이블세터와 더블 클린업이 존재하는 듯한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타점 부분에 김현수가 1위(45점)에 오른 데 이어 민병헌이 3위(43점), 홍성흔이 6위(38점)에 올라 있는 점이 두산 방망이의 파워를 보여준다.
민병헌과 오재원은 올시즌 최강 테이블세터진이다. 민병헌은 30일 현재 타율 3할8푼3리(3위) 출루율 4할3푼1리(11위)를 기록 중이며 오재원은 타율 3할9푼4리(2위) 4할8푼1리(1위)로 뜨겁다. 테이블세터진이 밥상을 차리면 김현수~칸투~홍성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순이 매섭게 타점을 쓸어 담는다. 그 뒤를 받치는 양의지와 이원석도 '한 방'이 있는 타자들. 쉬어갈 곳이 없다.
8·9번 김재호와 정수빈은 두산의 또다른 ‘테이블세터’다. 현재 프로 9개구단 톱타자 평균 출루율은 4할9리. 김재호는 타율 3할1푼8리·출루율 4할2푼7리를 기록 중이다. 4월 중순까지 1할대 타율에 머물렀던 김재호는 타격감이 올라온 5월엔 3할9푼4리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김재호는 91경기에 나선 지난해보다 벌써 1개 더 많은 볼넷 27개와 4개 더 많은 희생플라이 6개를 기록 중이다. 영양가 '만점' 8번타자다.
정수빈도 5월 다소 주춤한 페이스를 보였으나, 4월 타율 3할1푼5리 출루율 4할3푼으로 민병헌 앞에 맛있는 밥상을 차려줬다. 최근엔 다시 타격감이 올라고 있다. 최근 5경기 타율 5할(16타수 8안타)이다.
김재호와 정수빈이 밥상을 차리면 톱타자 민병헌이 '해결사'로 변신한다. 민병헌이 타점 부문에서 타구단 클린업 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데는 '제 2의 테이블세터' 김재호와 정수빈의 활약도 컸다.
송재박 수석코치는 "하위타순에서 김재호와 정수빈이 출루하면서 더블 테이블세터로서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팀 화력에 전체적으로 힘이 붙었다. 현재 팀 타격 페이스는 우리도 놀랍다"며 웃었다.
두산의 짜임새 있는 타선을 완성한 건 ‘신뢰’다. 송일수 감독은 일찌감치 '고정 라인업'을 선언했다. 시즌 초반 김현수나 김재호 등이 부진할 때도 송 감독은 “경기를 나가지 않는다고 해서 타격감이 올라온다면 라인업에서 제외하겠지만, 어차피 해줘야 할 선수들이다.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리게 할 것”이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민병헌은 "안 좋을 때도 믿고 맡겨주시니까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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