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은 주축들의 경기감각 우려를 동일하게 안고 있다. 하지만 최근 A매치에서 양 팀은 다른 대처법을 보였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문제는 동일했다. 하지만 대처는 달랐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상반된 풀이법을 보였다.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월드컵 출정식을 가졌다. 일본이 먼저 시험무대에 올랐다. 27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프로스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하루 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에 아쉬운 0-1 패배를 당했다.
멋쩍은 출정식이다. 양 팀 모두 기대했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브라질을 향해 산뜻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공통점은 물론 차이점도 있었다. 나란히 베스트 멤버들을 이번에도 정상 가동한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졌지만 함께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대처법이 차이를 보였다.
한국과 일본은 월드컵을 앞두고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바로 주축들의 경기감각에 대한 우려였다. 대표적으로 박주영과 카가와 신지가 회자됐다. 한국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오랜 기간 뛰지 못한 박주영이 선발돼 주목받았다. 반면 일본은 벤치 멤버로 밀린 카가와에게 여전히 대표팀 유니폼을 입히며 신뢰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한·일 양국은 각각 박주영과 카가와에게 의문부호를 붙이기도 했다. 이에 박주영은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그는 "태극마크는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는 만큼 믿어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카가와는 일부 논란을 인정하면서 "경기에 뛰지 못할 때도 늘 몸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했다"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막상 A매치가 시작되자 주변 시선이 기우는 아니었다. 박주영, 카가와 모두 각각 A매치에서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들을 관리하는 대표팀의 자세는 차이를 보였다. 박주영은 튀니지전에서 75분을 뛴 반면 카가와는 키프로스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카가와 신지는 지난 키프로스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부진했지만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 엑스포츠뉴스DB
주안점이 달랐다. 일본은 카가와 등의 경기감각 끌어올리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경기 후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혼다 게이스케, 카가와는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 제대로 뛰게 할 필요가 있었다"며 "결과에 관계없이 90분을 뛰게 할 생각이었다"고 말하며 부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실험과 변수 대비가 중요했다. 박주영을 풀타임 뛰게 할 수도 있겠지만 무리시키지 않았다. 동시에 김신욱에 대한 실험도 필요한 요소였다. 아직 체력에 부족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주영의 부상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상대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파괴하지 못했다"는 말로 박주영보다 공격 전술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국내에서 마지막 A매치 평가전을 치르고 비행기에 올랐다. 홍명보호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전지훈련과 한 차례 평가전을 더 치르고 결전지 브라질에 입성한다. 같은 문제에 다른 대처를 보인 양 팀에 어떤 결과가 뒤따를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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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