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가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면서 이상윤 감독 대행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이상윤 감독대행은 '스마일맨'이었다. 마지막 순간에도 웃음은 잃지 않았다. 말에는 '최선'이라는 단어가 도배됐다. 차기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 대행이 이끄는 성남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2라운드를 치렀다. FC서울을 상대로 견고한 수비력과 빠른 역공을 펼쳤지만 0-1로 패했다. 이로써 성남은 월드컵 휴식기 전 전반기를 무사히 마무리해 창단 후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연착륙했다.
이상윤 대행에게는 시원섭섭한 경기가 됐다. 대행으로 치르는 마지막 K리그 무대. 이제 시선은 이 대행의 거취로 향했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대행의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부임 혹은 수석코치로 복귀 등이 회자되고 있다.
주변의 관심에도 이상윤 대행은 흔들림이 없다. 끝까지 제 역할에 충실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전부터 바빴다. 경기 30분전, 사전인터뷰를 진행해야 했지만 이 대행은 자리에 없었다. 당시 인터뷰실이 아닌 그라운드에 있었다. 경기 전 선수들의 몸풀기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 경기장 도착 후 사전훈련은 수석코치들의 몫이다. 그 사이 감독들은 경기에 대한 구상과 사전 인터뷰의 시간을 갖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대행은 우선 훈련 지도에 전념했던 것.
사정이 있었다. 알고 보니 1인 2역이었다. 이상윤 대행은 "지금 코치 역할도 하고 있다. 감독 대행으로 수석코치도 제 역할이기 때문에 경기 전에 항상 선수들과 함께 몸을 푼다"면서 "주어진 역할에는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함께 경기를 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선수들을 서포트해서 그라운드에서 좋은 축구를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할일"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에도 이 대행은 지난 22일 간의 행적을 돌아보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 결정에 대한) 심판은 팬들이 하는 것이고 구단 직원들과 시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 "최선을 다했다. 월드컵 휴식기 전 아쉬움을 남기고 마무리해서 씁쓸한 면은 있지만 최선을 다해 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행은 지난달 박종환 감독 사퇴 이후 성남 지휘봉을 잡았다. 어수선했던 팀을 빠르게 정비해 정상궤도에 올렸다. 각종 풍파에도 12경기 7실점으로 리그 최소실점팀으로 등극한 이면에 이 대행의 '웃음 리더십'이 있었다는 평가다.
선수들의 빠른 복귀와 성장세도 고무적이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경기 전 "이상윤 감독대행의 효과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면서 "젊으시다보니 소통에서 강점이 있고 워낙 낙천적이고 웃음소리는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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