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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km의 교감…박지성-홍명보호에 특별했던 14일

기사입력 2014.05.15 08:00 / 기사수정 2014.05.15 09:08

김형민 기자
이청용이 보낸 꽃바구니는 선배 박지성에 대한 존경과 애정이 담겼다.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길게는 약 83km가 되는 수원과 파주. 그 사이 박지성과 홍명보호는 교감을 나눴다. 14일 하루동안 특별한 시간을 보낸 둘의 모습은 한국축구의 현주소를 잘 알려주는 하나의 장면이기도 했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14일 수원에 위치한 박지성축구센터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은 선수 은퇴를 발표했다. 한번은 겪어야 했을 마침표에 박지성은 아쉬움보다 미소로 답했다.

은퇴 배경에 대해 박지성은 "공식적으로 선수생활을 은퇴한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2월부터 생각했었다"면서 "무릎 상태가 다음 시즌을 버티기 어렵다. 이런 상태로 경기를 더 할 수는 없어 팀으로 돌아가기 힘들었다"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은퇴 현장은 박지성 혼자만의 자리는 아니었다. 파주에서 후배들의 인사들이 전해졌다. 월드컵 대비 훈련으로 몸은 파주에 있었지만 마음은 수원에 두고 있었다. 행사를 앞두고 이청용의 꽃바구니부터가 화제에 올랐다.

평소 박지성을 잘 따랐던 이청용은 꽃바구니로 함께 하지 못한 것과 선배의 은퇴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꽃바구니 위 리본에는 '선배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구가 달렸다.

본격적인 은퇴 발표가 진행되자 파주에서 속속들히 답신들이 밀려 왔다. 선배이자 현 대표팀 감독 홍명보도 후배의 가는 길에 작별 인사를 고했다. 홍 감독은 "앞으로 우리가 박지성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많이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본인의 많은 노력도 있었지만 국민의 성원도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까지 받았던 사랑들을 한국축구를 위해 돌려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꽃바구니의 주인공 이청용도 "(박)지성이 형의 팬으로, 또 후배로 은퇴 소식이 안타깝다. 지성이 형의 플레이를 더 볼 수 없다는 것도 아쉽다. 같이 대표팀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게 많고, 배운 부분도 많다. 나에겐 그 자체가 영광이었다. 나이에 비해 무릎 때문에 빨리 은퇴하게 됐는데, 앞으로의 길을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박지성도 응답했다. 홍명보호의 선전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그는 "월드컵은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장에서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올림픽을 통해 좋은 결과와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오고 가는 메시지 사이 특별함이 묻어났다. 선후배 간 애틋함은 물론 현 한국축구의 현주소도 읽혔다. 박지성은 한국축구의 아이콘이었다. 월드컵을 3번 경험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다. 3번의 월드컵에서 연속 골을 기록한 최초 아시아 선수이기도 했다.

시간은 흘렀고 세대 교체의 시기가 왔다. 박지성은 이제 떠나고 새로운 세대들이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장면이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2002 월드컵 세대'들로도 통한다. 박지성이 활약했던 2002년 한일월드컵을 보고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기성용, 이청용 등은 지난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박지성, 이영표 등 베테랑들의 바통을 이어받기도 했다.

박지성은 떠났지만 홍명보호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국 축구의 세대교체에 있어도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매우 중요한 대회다. ⓒ 엑스포츠뉴스DB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은 박지성 등 황금세대 없이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굳이 표현하면 박지성 없는 사는 법을 익혀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기대감도 있다. 이미 유럽에서 진가를 입증한 손흥민 등 새로운 얼굴들이 대표팀 주축으로서의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라질월드컵은 한국축구에 매우 중요한 대회이기도 하다. 세대교체와 함께 과도기를 맞이한 상황. 이러한 점이 가미돼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한국은 두 번째 황금세대를 맞이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중요한 시기, 14일은 교차지점으로 자리 잡았다. 이별이 있으면 만남도 있는 법. 박지성은 작별을 이야기하는 사이 홍명보호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83km를 초월했던 14일의 장면들이 과연 향후 어떤 결말을 보일 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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