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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를 모르는 사나이 양학선' 1인자인 이유

기사입력 2014.04.20 03:42 / 기사수정 2014.04.20 03:58

조영준 기자
양학선이 2014 코리아컵 도마 경기에서 '양학선2'를 성공시킨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양학선이 2014 코리아컵 도마 경기에서 '양학선2'를 성공시킨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조영준 기자] '1인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세계 최고의 기량만으로는 '챔피언'이 될 수 없다. 실력을 받쳐주는 정신력과 강인한 승부욕 여기에 자만에 빠지지 않는 겸손 등을 고루 지녀야 오랫동안 최고의 자리를 유지한다.

'도마의 신' 양학선(22, 한국체대)은 위에서 언급한 요소를 고루 갖췄다.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만족'을 모른다. 여기에 그의 사전에는 '포기'란 단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세상에서 오직 자신 만이 구사하는 기술을 지녔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 새로운 신기술을 구상하며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었다.

양학선이 올 시즌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19일 열린 '코리아컵 2014 인천국제체조대회'에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신기술을 성공시켰다. 양학선의 출발은 불안했다. 1차 시기에서 '양학선'을 시도했지만 착지가 불안했다.

점수는 14.900점(난도 6.400, 실시 8.600점)에 그쳤다. 우크라이나 이고르 라디빌로프는 15.037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라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양학선은 '안전' 대신 '모험'을 선택했다.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기술인 '스카하라 트리플' 대신 '양학선2'에 도전했다. 공중에서 3바퀴 반을 비트는 '양학선2'는 오직 그 만이 할 수 있는 '필살기'다. 1차시기의 실수에 자극을 받았던지 양학선은 한층 진지한 표정으로 도약했다. 회전은 한층 빨랐고 매트에 떨어졌다. 착지는 조금 불안했지만 큰 실수는 피했다.

전광판에 찍힌 점수는 15.925점(난도 6.400점, 실시 9.525점). 라디빌로프를 제치고 도마 1위를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또한 그동안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던 '양학선2'를 정복한 순간이기도 했다.

경기를 마친 양학선은 "신기술이 나를 살렸다"며 웃으면서 말했다. 사실 1차시기의 '양학선'이 성공했다면 2차 시기에서 '양학선2'를 시도하지 않을 참이었다. 그는 "1차시기를 성공했으면 2차 시기에서 신기술을 시도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양학선'이 잘 안됐기 때문에 신기술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양학선이 2014 코리아컵 도마 경기에서 '양학선2'를 구사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양학선이 2014 코리아컵 도마 경기에서 '양학선2'를 구사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양학선은 코리아컵 우승여부를 떠나 신기술 시도에 의미를 뒀다. 그는 "유옥렬 코치님께 (대회)'우승을 할까요? 아니면 신기술을 쓸까요'라고 질문을 했다. 답은 신기술 도전에 무게를 두셨다. 되든 안 되든 악착같이 성공시키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국내 팬들이 보는 앞에서 모험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양학선은 반드시 해내겠다는 정신력으로 뛰어올랐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가장 큰 목표를 달성했다. 올림픽은 물론 세계선수권 정상에 등극하며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도마의 1인자'가 됐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앞만 보고 정진하겠다는 그의 의지다.

양학선은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심리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것은 1등을 하느냐가 아니다. 신기술의 도전 여부가 중요하다. 특히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1위를 했지만 신기술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심리적인 요인이 이번 대회에서 잘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도마 종목에서 양학선은 압도적인 존재다. 그러나 문제는 예상치 못한 선수가 새로운 기술을 들고 나타나는 경우다. 이 부분에 대해 양학선은 "'양학선'과 '양학선2'는 착지가 불안하다. 지금 하는 기술에 집중하는 것보다 신기술을 더 개발하는데 신경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가장 큰 고민은 고질적인 허리부상이다. 양학선은 "허리 부상은 고질병인데 이것을 어떻게 이겨낼까 고민하는 것보다 부상을 안고 어떻게 하면 좋은 경기를 펼칠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의연하게 대답했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제자리에 서 있지 않는 그의 노력은 신기술 성공으로 결실을 맺었다.

양학선이 2014 코리아컵 도마 경기에서 '양학선2'를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양학선이 2014 코리아컵 도마 경기에서 '양학선2'를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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